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오전에도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했다. 취임식 다음날인 26일 첫 회의가 열린 이후 연3일째다. 과거 대통령이 참석하는 수석비서관급 회의가 일주일에 한번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노 대통령은 강행군을 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아침마다 수석·보좌관들과 머리를 맞대는 이유는 이들에게 '토론 훈련'을 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한 회의 참석 멤버는 "노 대통령이 일부러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회의 때마다 직접 토론이 필요한 사안과 그렇지 않은 사안을 구분하고 모든 참석자에게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토론을 주도한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들이 발제한 안건을 그대로 토론에 부치지 않고 다시 직접 선별하기 때문에 토론대상으로 채택되는 빈도에 따라 발제자간의 '실력차이'가 드러나기도 한다. 28일 회의의 경우 한 참석자가 "교육부총리 인선은 국민의 관심이 높은 사안인 만큼 가급적 빨리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고 발제를 한데 대해 노 대통령이 "인선 시기는 토론에 부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노 대통령이 아침마다 회의를 주재하는 바람에 수석·보좌관 뿐만 아니라 실무진의 근무환경이 바뀌었다. '밤일'이 많아진 것이다.
한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발제한 안건에 대해 어떤 것은 토론으로 가지 않고 보고로 끝낼 사안, 또 어떤 것은 실무선에서 결정하면 되는 사안 등으로 직접 정리하기 때문에 토론에 부칠 안건을 선별하는데 무척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토론의 가치가 있는 안건을 찾아내고 정리하느라 귀가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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