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주총 시즌이 돌아왔다. 삼성전자, LGEI 등 삼성과 LG의 상장 계열사 20여개사는 28일 일제히 주주총회를 갖고 사내외 이사를 선임하고 주주 배당안, 임원보수 한도 등을 의결했다.삼성전자 등 일부 주총에서 주주 배당금을 놓고 잠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지만, 예년과 달리 특별한 쟁점이 없는데다 소액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해 왔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도 참석하지 않아 대부분 순조롭게 진행됐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순이익 7조518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올린 후 임직원에게 지급된 특별상여금(3,750억원)에 비해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8,287억원)이 적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윤종용 부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묵묵히 일해온 직원들에게 이익을 돌려준 것"이라며 "올해도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 이익 확대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 배당금 논란 외에는 쟁점이 없어 개회한지 2시간 만에 막을 내린 주총에서 이건희 회장 등 4명이 사내 이사로 재선임됐지만, 진대제 전 사장의 입각으로 공석이 된 등기이사 한 자리는 충원되지 않았다. 지난해 김석수 전 총리의 입각으로 공석이었던 사외이사에는 대법관을 지낸 정귀호 변호사가 선임됐다. 윤 부회장은 "올해도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확대 등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 41조원, 순익 7조원 이상을 달성하고 6조6,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이정화 전무를 신임 등기이사로 선임하고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부여주식수 조정 등을 의결했다. 2년 연속 흑자를 냈던 삼성중공업은 보통주 150원, 우선주 200원 등 총 346억원 규모로 6년 만에 주주배당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지주회사 출범으로 1일 통합되는 LGCI와 LGEI도 이날 마지막 주총을 갖고 각각 보통주 200원 우선주 250원, 보통주 400원 우선주 450원의 주주배당안을 승인했다.
한편, 이날 주총을 연 삼성전자 등 삼성 상장계열사 11개사는 지나치게 금액이 많다는 눈총을 받아온 임원보수 한도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임원보수한도는 500억원으로, 삼성SDI는 100억원으로 각각 묶였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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