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참여정부 첫내각/조각 살펴보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참여정부 첫내각/조각 살펴보니…

입력
2003.02.28 00:00
0 0

새 정부 첫 조각의 성격을 일률적인 잣대로 말하기는 어렵다. 개혁 추진을 위한 파격적 인사가 이뤄진 부처도 있고 안정과 전문성 위주로 인물이 발탁된 부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 내각의 성격을 큰 틀에서 보자면 개혁과 안정의 조화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평가된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이날 직접 밝힌 인선 배경설명에서 '개혁 대통령―안정 총리','개혁 장관―안정 차관'의 개념을 거듭 강조했다.이번 내각은 우선 젊다는 점이 눈에 띤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시절의 마지막 각료팀에는 없던 40대 장관 3명이 배출됐고 평균 연령도 직전 각료팀이 59.1세였던 것에 비해 54.5세로 4∼5세 가량 낮아져 세대교체의 흐름을 뚜렷하게 반영하고 있다. 직전 각료팀과 비교할 때 50대 장관은 12명에서 15명으로 늘었고 60대 장관은 7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60대 각료는 조영길 국방장관이 유일하다.

또한 노 대통령이 평소 강조하던 사법 개혁, 행정 개혁, 노동 개혁을 담당할 부처에는 모두 개혁 성향의 파격적인 인사가 이뤄졌다. 인사과정이 사전에 알려지면서 검찰 내부의 강한 반발이 터져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임명된 강금실 법무장관(46세)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노 대통령은 "이 같은 인사를 파격으로 보는 것이 오히려 타성에 젖은 생각"이라며 자신의 선택을 적극 옹호했다. 이번 각료팀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김두관 행자부 장관(44세)의 경우도 사전에 내정 사실이 알려지기는 했지만 그 파격성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노동부 장관에 인수위 사회문화여성분과 간사 출신인 권기홍 영남대 교수를 임명한 것에서도 노 대통령의 노사 개혁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문화장관에 영화감독 출신인 이창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임명한 것은 노 대통령의 개혁 구상에 상당한 실험성이 가미돼 있음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실험성 때문에 노 대통령의 구상이 실천에 옮겨지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재경부, 산업자원부 등 경제부처에 관료 출신을 포진시켜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기획예산처에 내부승진 케이스를 포함시켜 나름대로 공무원 사기 진작을 배려한 것도 눈에 띈다. 정세현 통일부 장관을 유임시킴으로써 햇볕정책의 명칭은 바꿨지만 그 정신을 계승한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지역 안배와 관련해서 노 대통령은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다 보니 자연히 지역안배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새 각료팀의 지역적 구분을 살펴보면 서울 1명, 인천·경기 2명, 부산·경남 4명, 대구·경북 3명, 호남 4명, 충청 2명, 강원 1명, 제주 1명, 이북 1명 등이다. 이 같은 구성을 볼 때 노 대통령이 지역 안배가 이뤄졌다고 표현한 것은 지역별 인구비례까지 감안한 결과로 보여진다. 영남 7명, 호남 4명이기 때문이다.

인수위원 출신 학자로는 윤영관 외교장관, 권기홍 노동부장관, 허성관 해양수산부장관이 포함돼 있는 데 당초 1∼2명을 예상했던 것 보다 많다. 인수위원들의 불만을 감안한 인선으로 보여지나 적재적소의 원칙이 지켜졌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