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5일 "이라크 무장해제에 대한 2차 유엔 결의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유엔 승인 없이도 단독 군사행동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쟁을 피할 수 있는 길은 이라크의 전면 무장해제 뿐"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터키 정부는 이날 이라크와의 전쟁에 대비해 미군 병력이 자국 기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승인해 줄 것을 의회에 공식 요청했다. 이르면 26일 의회의 표결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이 이라크전 발발 시 사우디아라비아 내 추가적인 공군 기지 사용 등을 포함한 새로운 합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24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수도 바그다드에서 미국 CBS 방송 앵커 댄 래더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라크에서 태어났으므로 이곳에서 죽을 것" 이라고 말해 망명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전쟁이 발발할 경우 유전을 폭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사무드 2 미사일의 폐기에 대해서는 "어떤 미사일을 말하는 것이냐" 고 반문한 뒤 "유엔의 규정을 벗어난 미사일을 갖고 있지 않다" 고 말해 폐기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이날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 관련 정보를 자진해 사찰단에 제공하며 사찰에 적극 협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가 액체로 채워진 R-400 폭탄 1개를 발견했다는 내용 등을 담은 편지 6통을 사찰단에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는 3월7일 사찰단의 안보리 보고를 앞두고 이라크측이 긍정적인 평가를 위해 유화 제스처를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라크는 앞서 탄저균 포자 등 생물무기가 든 R-400폭탄 155개를 생산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1991년 걸프전 도중 모두 폐기했다고 주장해왔다. 아랍연맹은 이라크 문제를 다룰 아랍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3월1일 개최키로 결정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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