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야 산다." 건설업계가 상품 차별화를 통해 불황과 맞서고 있다. 건설업체마다 자사만의 개성을 살리지 않고서는 가뜩이나 침체한 부동산시장에서 분양에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품 차별화의 첫걸음은 브랜드 이미지 강화. 업체별로 아파트의 디자인과 인테리어, 조경 등을 독특하게 개발하고, 그에 맞는 브랜드를 내걸어 회사명보다 앞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관련조직의 대수술도 잇따르고 있다.아파트 브랜드, 눈에 띄네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최고급 아파트에 붙여지는 브랜드는 '캐슬"(Castle)이다. 도시형 고급아파트를 지향하는 이 브랜드는 어릴 적 누구나 한번쯤 살고 싶어하던 성(城)과 같은 아파트를 짓겠다는 의미로 최고급 마감재와 특별한 공간미학을 채용했다. 캐슬 브랜드를 내놓은 1999년 평당 분양가가 1,050만원으로 평당 1,000만원대 아파트시대를 열었으며, 지난해에는 분양권 프리미엄 1억1,000만원, 여성 선호 1위 아파트 브랜드라는 기록을 세웠다.
롯데건설의 자연친화적 전원형 아파트는 '낙천대'(樂天臺). 삭막한 도심속에서도 편안히 쉴 수 있는 정원과 정자처럼 편안한 쉼터라는 뜻이다. 이 브랜드는 롯데를 중국사람이 한자로 쓰면 낙천(樂天)이라고 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해외시장을 노린 작품이다. 롯데건설은 이미 낙천대 브랜드 수출을 위해 중국의 건설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올 초 선보인 새 브랜드 '푸르지오'(Prugio)는 단지형 대우아파트의 브랜드이다. 이 브랜드는 우리말 '푸르다'와 대지를 뜻하는 'GEO'를 결합한 합성어로 자연과 인간이 하나되는 공간을 의미한다. 새 브랜드는 이름만 바꾼 것이 아니라 4인, 3인, 3세대 동거형, 2인 가족별로 적합한 라이프 스타일을 배려해 설계됐고, 생태연못, 묘포장, 관찰학습장 등을 마련해 '집앞의 생태공원'을 구현했다고 대우건설측은 밝혔다.
한국토지신탁은 새 아파트 브랜드 '코아루(Koaroo)'를 개발, 3월 분양 예정인 용인동백지구에 첫 적용한다. 코아루는 영문 'Korea'와 한자 '루(樓)'를 조합한 것으로 '한국 대표 아파트', '한국의 아름다운 집'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디자인면에서는 우리 전통 가옥에서 볼 수 있는 처마의 측면 모양과 단청색을 반영해 한국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상품개발팀 신설 붐
브랜드 이미지를 뒷받침해줄 상품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품개발팀을 강화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금호건설은 상무급을 팀장으로 20명의 부문별 전문인력을 배치한 주택기획팀을 신설, 아파트 주상복합 상품 등의 평면설계, 인테리어, 외부 조경 및 건물외관 등의 품질을 높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신평면과 마감재 등의 개발을 위한 전담팀인 상품개발팀을 발족시켰고, 쌍용건설은 상품 개발을 전담하는 기술개발부에 조경, 인테리어 전문인력 3명을 충원했다.
풍림산업은 자사의 아파트 브랜드인 '아이원'의 이미지 고급화 및 브랜드 파워 강화를 위해 기존 설계팀과 인테리어팀을 상품개발팀으로 통합했다. 우림건설도 최근 '디자인컬처(D& C)본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주택관련 기술 개발을 전담하는 상품개발실을 둬 상품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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