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안된다.' '결코 물러설 수 없다.'삼성화재 신진식(28)과 현대캐피탈 후인정(29)이 2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2003 슈퍼리그 남자실업부 결승에서 또 다시 외나무다리 혈투를 벌인다.
나란히 실업 7년차로 팀의 주포로 활약중인 둘은 포지션이 좌우로 갈려 늘 네트를 사이에 두고 마주서야 하는 처지. 하지만 둘의 운명은 너무도 판이하다. 신진식이 6번 연속 우승으로 파란색 트레이닝복에 별을 6개 아로새기는 동안 후인정은 그 별로 이어지는 사다리 노릇을 하는 아픔을 곱씹어야 했다.
이번에 둘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먼저 신진식은 여전히 폭발적인 강타를 선보이고 있다. 결승 만을 남겨둔 현재 신진식은 115득점으로 공격종합 3위. 백어택, 오픈공격, 서브에서도 각각 3위에 올라 있다. 특히 서브리시브와 공격리시브에서 각각 5위에 랭크 될 만큼 최고 레프트의 기량을 여지없이 선보이고 있다. 부상으로 1차 리그를 건너 뛴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성기 기량 그대로라 MVP 첫 4회 수상을 자신하고 있다.
이에 반해 지난해부터 양 무릎 연골 재생주사를 맞고 있는 후인정은 백어택 2위, 시간차공격 3위, 서브 5위가 내세울 수 있는 명함의 전부다. 하지만 이는 출장시간이 워낙 적어서 그런 것일 뿐 실제 경기당 공헌도는 팀내 1, 2위를 다툰다. 특히 오른쪽 백어택의 위력은 예전과 조금도 차이가 없다. 주장을 맡은 뒤 정신력도 한층 강화됐다. 시즌 종료 후 연골수술을 받을 예정인 후인정은 이 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투혼을 불사를 계획이다.
신진식의 삼성화재가 7연패(連覇)를 무난히 달성할 지, 단기전의 특성을 노려 첫판에 사생결단의 자세로 달려 들 후인정의 현대캐피탈이 이변의 주역이 될지 관심이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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