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램, DDR램, 램버스D램, 어떤 걸로 드릴까요?" 지난 주말 테크노마트에 업그레이드용 메모리(램)를 사러갔던 대학원생 이용훈(28)씨는 다그치는 점원 앞에서 우물쭈물하다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용량만 다를 뿐 다 같은 줄 알았던 PC용 메모리도 요즘은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 최근 PC성능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PC용 메모리도 진화를 거듭해 SD램, DDR램, 램버스D램 등 3가지가 쓰이고 있다. 같은 회사에서 만든 PC라도 제품 특성에 따라 각각 다른 램을 사용하다보니 내 PC에 맞는 램이 어떤 종류인지 잘 알아놓아야 업그레이드시 낭패를 면할 수 있다.보급형 PC용, SD램
가장 폭넓게 쓰이는 메모리다. 펜티엄2, 펜티엄3를 탑재한 구형 PC의 대부분이 이 메모리를 사용한다. 최근 출시된 펜티엄4 PC 중에서도 보급형의 제품은 SD램을 이용한다.
이 메모리는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널리 쓰이기 시작해 10년 이상 메모리의 대명사였다. 비교적 저렴하고 안정적인 것이 특징이지만 속도가 느리다. 2㎓대의 최신형 중앙처리장치(CPU)를 채용한 고성능 PC에 사용하면 성능을 깎아먹는다는 지적 때문에 쓰임새가 점점 줄고 있다. 공급도 줄어 시장 가격은 조금씩 오르고 있는 추세. PC133 규격(133㎒ 속도), 256MB 용량의 제품이 일반적으로 4만5,000원 선에 팔린다.
최신형 PC에는 DDR램
최근 출시되는 2㎓ 이상의 펜티엄4와 애슬론 2000+급의 최신형 PC에 주로 사용되는 메모리가 DDR램이다. SD램의 일종이지만 한번에 한개씩의 데이터만 입출력 할 수 있는 SD램과 달리 두 개씩 데이터 입출력이 가능해 '더블 데이터 레이트'(Double Data Rate: DDR)라는 말이 붙었다.
SD램에 비해 PC의 성능을 10∼20% 가량 높여준다고 알려져 있다. 256MB 용량, PC2700 규격(333㎒) 제품의 전자상가 가격은 SD램과 비슷한 4만5,000원 수준. 최근 우리나라 메모리 수출 상품의 주력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많이 떨어져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PC전문가용 램버스D램
램버스 D램은 그래픽 작업을 주로 하는 전문가용 PC나 고성능 게임용 PC에 주로 쓰인다. 데이터 입출력이 병렬 방식인 SD램·DDR램과 달리 직렬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데이터 전송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최신형 펜티엄4 CPU와 찰떡 궁합이라는 평이다. 세계적으로도 삼성전자 등 몇몇 업체만이 생산하고 있을 정도로 만들기가 어려워 가격이 다소 비싸다.
256MB PC800 규격의 제품 가격이 8만4,000원. 전용 메인보드(CPU와 메모리, 주변기기를 장착하는 핵심부품)의 가격도 비싸 고성능 PC를 요구하는 전문가나 게임 매니아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PC 메모리 구분법
PC 메모리는 겉으로 봐서는 쉽게 구분이 안간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메모리 모듈 하단의 촘촘한 전극 사이에 숨어있는 홈의 개수와 위치를 이용하는 것. 홈이 두 개면 SD램, 홈이 한 개면 DDR램이다. 램버스 D램의 경우 금속 방열판이 달려있어 금방 구분이 된다.
내 PC의 램 종류를 확인하려면 유틸리티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www.hwinfo.com에서 제공하는 'HWINFO32'라는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실행시키면 프로그램 창 왼쪽의 '메모리'(Memory) 항목을 통해 사용하는 램의 종류와 속도, 부품번호까지 상세하게 알 수 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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