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할인매장, 애견 호텔룸을 갖춘 동물병원, 개봉관 9개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대형 웨딩홀과 컨벤션센터…지난 주말 제주도에 가기 위해 김포공항을 찾은 회사원 이모(34)씨는 공항의 달라진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2001년 3월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썰렁하기만 했던 김포공항이 쇼핑·문화·레저공간으로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아들 장난감을 사고, 게임을 즐긴 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최대 규모의 할인매장
김포공항의 비상(飛翔)은 할인점 신세계이마트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옛 국내선 청사에 개장한 이마트는 국내 할인점 가운데 매장 면적(7,000평)이 가장 넓다. 취급 품목이 10만여종이나 되고 차량 1,100여대를 댈 수 있는 매머드 주차장도 갖췄다.
고객들이 대화를 나누거나 쉴 수 있는 80평 규모의 휴게공간을 중심으로 패션의류점과 식품매장이 자리잡고 있다. 100평 규모의 동물병원도 눈길을 끄는 곳. 애완견을 분양, 치료하고 주인이 여행할 때 맡아주기도 한다. 하룻밤 숙박료는 1만∼2만원.
2층에는 인테리어점, 음반전문점, 전문가구매장 등이 들어서 있다. 한 인테리어 전문점은 신혼부부의 방에서부터 어린이의 방까지 20여개 방을 꾸며놓고 있다. 3층에는 전문식당과 푸드코트 그리고 종합 게임방이 있다. 종합 게임방에는 게임기 100여대가 있다.
주부 이경숙(43·서울 강서구 방화동)씨는 "할인점, 전문점이 함께 있는데다 강아지를 데리고 쇼핑할 수 있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연인석 갖춘 복합상영관
옛 국제선 2청사 3층에 있는 멀티플렉스영화관 '엠파크 나인'도 발길이 잦은 곳이다. 스크린 9개에 좌석 2,000석을 갖춘 이 영화관은 메인 홀을 활주로 모양으로 만들어 공항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초대형 와이드비전을 설치, 추억의 명화를 상영하고 개봉 임박 작품도 소개한다. 좌석 간격이 국내에서 가장 긴 110㎝여서 편한 자세로 영화를 볼 수 있으며 좌석의 50%는 연인 전용석으로 꾸몄다. 대학생 김모(22·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씨는 "좌석 간격이 넓고, 분위기가 좋아 영화 감상에 안성맞춤"이라고 칭찬했다.
웨딩홀과 복합전자상가
2층에는 결혼식, 회갑연을 할 수 있는 700석 규모의 대연회장 1곳과 400석 규모의 중연회장 4곳이 있다. 국제회의를 위한 컨벤션센터도 2층에 있다. 웨딩홀은 식사비(1인당 2만2,000원)만 내면 별도 임차료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무료 리무진이 인천공항까지 제공된다. 연회장 관계자는 "주말에는 5, 6쌍이 결혼식을 올린다"며 "요즘은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청사 1∼3층에는 4월말 복합전자상가(테크노에어포트몰)가 문을 연다. 이곳에는 서울 구의동에 있는 전자상가 테크노마트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500여 업체가 입주한다. 공항 관계자는 "첨단 가전제품 등을 시중보다 20∼30% 싸게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5월에는 국내선 화물청사 맞은편에 162타석, 비거리 180m의 골프연습장이 문을 열며 공항 중앙의 빈 땅 6만여평에는 테마파크와 공원, 놀이시설을 갖춘 위락단지도 들어설 예정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밖에 공항 외곽의 40만평을 개발, 호텔 수련원 등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김포공항 종합개발계획이 마무리되면 서울 남서권과 수도권 서북부 주민의 쇼핑, 레저 타운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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