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해외동포 600만 명이 조국에 대한 긍지와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새 정부가 근본적 대책을 세워주기를 바랍니다."재일동포 소설가 이회성(李灰成·68·사진)씨는 설레고 벅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25일 해외교포문제연구소(소장 이구홍·李求弘)가 주최한 '해외동포 정책포럼'에 참석하기 직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만난 그는 "노 대통령의 취임식을 보기 위해 방한했다"며 "소외된 사람을 변호하는 지도자로서 사회에 첫 발을 디딘 그의 행보는 어느 때보다 주목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국적자였던 내가 5년 전 '한국국적'을 취득했을 때 내 손으로 조국의 대통령을 뽑을 수 있다는 기쁨에 들떴다. 그런데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매우 참담한 심정이었다"며 "나를 포함한 많은 해외 동포가 이를 정치적 차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정부가 하루 빨리 해외 동포의 참정권을 보장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는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가 희석되고 있어 일본인으로 귀화하는 재일동포만 매년 9,000명에 이른다고 안타까워했다.
월드컵 기간 중 폭발적 열정을 보았다는 이씨는 "21세기는 젊은이들이 세계를 창조해가는 시대다. 한국 젊은이들의 에너지는 매우 밝은 재료"라며 "월드컵 때 보여주었던 힘을 정치와 문화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앞으로 30년 동안 5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도 추상적 구호만이 아니라 국력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은 상업적 출판물만 인기를 끌 뿐 순수 문학 작품은 잘 팔리지 않는데 한국도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예술성에 무게 중심을 두는 문화운동을 펼쳐야 한다"고도 밝혔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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