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치 않게 의사출신에서 대학 총장으로 변신한 서정돈(徐正燉·60·사진) 신임 성균관대 총장은 "재임 기간 중 학교발전에 기여했다고 평가받는다면 만족할 것"이라고 소박한 포부를 내비쳤다.20일 취임한 서총장은 "인문과학과 과학기술의 조화가 필요한 시점과 맞물려 운 좋게 선임된 것 같다"며 "의대 학장으로 이뤄놓은 성과를 대학 전체에 펼쳐보라는 주문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획일적인 잣대나 방향으로 학문과 교육을 한정시키지 않을 생각"이라며 "창의성과 자율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학사행정, 다양성에 기반한 분권화, 각 교육단위에서 자율적으로 책임을 가지고 변화하게 하는 풍토 등을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대학 발전계획을 얘기한다.
심각한 대졸자 취업난과 관련, "학생들에게 대인관계, 커뮤니케이션능력, 풍부한 교양 등을 재학 중에 충분히 기르도록 해 기업체가 필요로 하는 인물들을 육성하겠다"는 것이 그의 방침이다.
그는 '토론식 학습'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있다. "대학교육의 기본은 토론문화이며 의대에서 출발한 토론식 학습을 전 학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며 법대 경영대 의대에서 실시중인 사례중심의 교육도 대폭 강화할 구상을 갖고있다"는 것이다.
서 총장은 "학문의 다양성과 분권화를 이루는 데 역점을 두고, 재원 확충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며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할당제 및 기여입학제 등은 시기상조"라고 반대의사를 밝혔다.
"기여입학제의 경우 대학의 재원마련이라는 점에서 일면 타당성이 있지만 위화감 조성 등의 측면에서 이르고 지역할당제도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며 "차라리 지역대학의 특성화가 훨씬 바람직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모든 대학이 똑 같은 방법으로 경쟁하면 서열화가 진행된다"며" 학교별로 발전해 온 배경에 따라 특성화 한다면 세계적인 대학이 될 수도 있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글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사진 홍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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