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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남성적 정치문화가 전쟁 유발"/여성학자 신시아 인로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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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남성적 정치문화가 전쟁 유발"/여성학자 신시아 인로 방한

입력
2003.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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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여성학자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의 근인을 남성적인 미국 정치문화에서 찾고 있습니다."미국의 여성학자 신시아 인로(65· 사진)교수가 23일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인로교수는 1972년 미국 보스턴 클라크대에 여성학과를 신설한 뒤 31년간 재직해온 저명한 여성학자. 국제정치와 군사주의, 군수산업이라는 거대 시스템과 여성이 연관되는 방식에 주목해왔다. '군사주의가 여성의 삶에 얼마나 일상화해 있는가'를 고민해온 성별정치학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인로 교수는 취약한 정치 기반에서 출발한 부시 정권의 이라크 공격이 세계적 반전여론의 도전 속에서도 미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배경으로 '미국 정치문화의 남성성'을 꼽았다. 9.11 테러 이후의 미국사회의 보수화 경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아이젠하워 닉슨 레이건 등 미국의 역대 권력자들이 미국 대통령의 다양한 역할을 배제하고 군사 통수권자의 입장에서 대통령직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라는 것. 이는 부시정권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로 교수는 또 "미국의 여성운동이 유엔(UN)과 연대해 활동해온 것도 미국 보수정치인들과 긴장관계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각종 여성회의를 개최하는 등 20여년간 여성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왔고 미국의 정치인들은 뉴욕에 기반을 둔 유엔이 미국의 주권을 간섭하는 것으로 여겨왔다고 설명한다.

인로 교수는 "미국의 여성학자들은 현재 부시의 군사주의에 어떻게 대항할 수 있는가를 천착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94년 클라크대에서 여성학을 수학하던 권인숙(權仁淑)씨를 만나며 한국에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인로 교수는 "한국의 여성주의자들의 입지가 아직은 좁지만 통일 이후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이화여대 여성학연구소에서 '국가 안보에 대한 여성주의적 감수성 만들기: 여성, 남성성, 군사주의'를 주제로 공개강연을 한 인로교수는 25일 한국을 떠난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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