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전날인 24일 최영(崔泳·40) 비서관이 모는 승용차로 명륜동 사저를 나서 서울대 병원에서 송인성(宋仁誠·57) 주치의의 주관 아래 건강검진을 했다.노 대통령은 곧바로 여의도 맨하탄 호텔에서 이발사 정주영(鄭柱泳·57)씨의 솜씨로 머리를 매만졌다. 이날 맨 넥타이는 코디네이터 박천숙(34)씨의 솜씨. 이들은 모두 25일부터 청와대 한켠에서 드러나지 않게 새 대통령의 발이 되고 건강과 매무새를 책임질 사람들이다.
최 비서관은 지난 15년간 아침마다 노 대통령의 자택으로 달려가 하루를 함께 시작한 대통령의 오랜 동지다. 198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인연을 맺은 뒤 한번의 외도 없이 노 대통령을 모신 그는 25일 대통령 전용1호 캐딜락의 운전대를 잡는다. 대통령의 신임도 각별하다. 상당기간 비서도 겸했던 데다 과묵하고 성실한 성격 때문이다.
대통령의 헤어스타일은 경력 30년의 이발사 정주영씨가 일주일마다 청와대에서 다듬기로 했다. 노 대통령은 88년 국회의원 당선 후 정씨에게 머리를 맡기기 시작했고 지난 1년은 정씨가 대통령의 머리 모양새를 도맡다시피 했다. 그는 "드라이는 대통령이 워낙 잘하고 자주 조금씩 머리 손질을 하시는 편이어서 전체적인 윤곽을 살리는 데 힘을 쓰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노 대통령의 멋을 가꾼 코디네이터 박씨도 25일부터 청와대로 출근한다. 그는 지난해 대선 때 빨간 넥타이 등 안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작품으로 노 대통령의 돋보이는 패션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건강은 서울대병원 내과 과장인 송인성 교수가 책임진다. 송 교수는 소화기 질환의 권위자로 아들까지 4대가 의사 집안 출신. 그는 "최고 통치자의 건강을 잘 보살펴 국가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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