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날인 24일 오전 퇴임사를 발표, "지난 5년 동안 격려하고 편달해주신 국민 여러분의 태산 같은 은혜에 머리 숙여 감사 드린다"며 "우리 국민에 대한 신뢰와 희망을 갖고 떠날 수 있게 돼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인사했다.김 대통령은 이날 '위대한 국민에의 헌사'라는 제목의 퇴임사에서 "햇볕정책은 한반도 긴장을 크게 완화시켰다"며 "우리는 북한과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교류·협력하다가 서로 안심할 수 있을 때 평화 통일의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한반도 안보상황을 염두에 둔 듯 "우리의 마음을 항상 어둡게 하는 문제가 있다"며 "북한 핵은 반드시 포기돼야 하지만,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동북아의 안정자로서 주한미군의 존재는 지금은 물론, 통일 이후에도 필요하다"며 "반미(反美)도, 반한(反韓)도 다같이 배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앞으로 나의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민족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간직할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끝으로 "험난한 정치생활 속에서 나로 인해 상처입고 마음 아팠던 분들에 대해 충심으로 화해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위대한 우리 국민에게 영광이, 갈라진 우리 민족에게 평화와 통일의 축복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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