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눈이 돋아나는 봄날 신라의 처용(處容)과 사이버 공간의 분신 아바타가 춤으로 만난다.손인영 NOW 무용단이 시도하는 '아바타 처용'은 처용 설화에서 유래한 '처용무'(중요무형문화재 39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대이다. 26, 27일 오후 7시30분 서울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처용무는 동해 용의 아들인 처용이 아내를 범하려는 역신(疫神)을 쫓기 위해 추었다는 춤이다. 창작무용 '아바타 처용'은 처용과 디지털 문화의 산물인 아바타를 결합, 가상과 실재, 귀신과 인간,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형상화했다. 처용 역할을 맡은 5명과 잡귀 역의 10명이 현대무용와 한국 고전무용을 섞어 보여준다. 5방을 상징하는 다섯 무용수(김혜숙 김정은 예효승 정연수 최재헌)가 솔로, 2인무, 3인무 등을 화려하게 펼치며 잡귀들의 코믹한 군무도 볼 만하다. 특히 역신이 처용의 아내를 범하려는 장면 등은
아바타를 등장시켜 재미있게 표현했다. 1장 잡귀, 2장 처용, 3장 아바타로 구성됐으며 공연 시간은 60분.
대본을 쓰고 안무한 손인영(42)씨는 한국무용과 현대무용을 넘나들며 실험적 작품을 선보여 온 무용가. 그는 "네덜란드 판화가인 에셔의 작품 '도마뱀'에서 도마뱀이 실제로 오가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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