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방송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최근 김중배 MBC 사장이 시민운동으로 복귀할 뜻을 비치며 사표를 냈고, 언론·시민운동 단체들이 SBS 바로 세우기 운동을 펴고 있다. 12일 KBS 개혁 대토론회에서도 언론학자들이 지난 5년간의 박권상 사장 체제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국민의 재산인 지상파 TV가 상호 경쟁적이고 고질적인 시청률 경쟁에서 벗어나, 수준 있는 프로그램으로 공영성을 실현할 하나의 계기를 맞고 있다.SBS 개혁 움직임에 특별한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12년 전 SBS의 개국 이후 KBS, MBC도 동반해서 심각한 수준으로 상업화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운동 단체들은 KBS와 MBC의 공영성 회복을 위해서는 시청률 경쟁을 가열시킨 SBS의 개혁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단시일 내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SBS는 주식이 회장 일가에 집중돼 있고, 지난해는 회장의 지분이 아들에게 증여되었다. 언론학자들은 SBS 지배주주의 지분제한을 강화하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상파 TV 방송이 공공재라는 점을 감안할 때, SBS 경영권을 사유화하고 세습하는 데 반대하는 학자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는다.
시청료를 징수하는 공영방송 KBS는 상업방송과 다름 없는 프로로 시청률 경쟁에 매달려 왔다. 그러면서 보수적 편성으로 국민의 신뢰도가 떨어졌고, 정실인사와 권위주의적 풍토가 강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개혁촉구 움직임에 대응하여 SBS는 비판적 학자를 사외이사로 선임, 정당한 비판은 수용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변화 바람이 모든 TV 방송이 제 위상을 찾는 신선한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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