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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맞은 "SK號"/孫회장 중심 비상체제로 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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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맞은 "SK號"/孫회장 중심 비상체제로 갈듯

입력
2003.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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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실질적 오너인 최태원(崔泰源) SK(주) 회장의 사법처리가 임박함에 따라 재계 3위인 'SK호'가 앞으로 험로를 어떻게 헤쳐갈지 관심이 집중되고있다.SK그룹은 최 회장이 구속될 경우 대외신인도 하락과 기업이미지 악화에 따른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손길승(孫吉丞) 그룹회장 중심의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KT민영화에 참여하고 라이코스 팍스넷을 인수하는 등 의욕적으로 사업영역을 넓혀왔던 SK의 공격경영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SK그룹은 자금사정이 비교적 좋고 최 회장-손 회장의 투톱체제를 상당기간 가동해오는 등 충격흡수장치를 갖추고 있어 최 회장 구속에 따른 충격파가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룹 고위관계자는 "비상경영체제를갖추기 위해 당장 조직개편을 할 계획은 없다"면서 "손 회장이 전경련 회장이지만 엄연히 그룹 회장이고 SKT 회장이기 때문에 그룹 일을 챙길 것이고, 최 회장이 맡았던 SK(주) 일은 황두열(黃斗烈) SK(주) 부회장이 대행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권에는 당장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59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SK그룹의 지배구조는 SK(주)의 5.12% 대주주인 최 회장을 정점으로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SK(주)가 주요 계열사 지분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형태로 돼있다.

반면 최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崔再源) SK텔레콤 부사장과 최 회장의 사촌형인 최신원(崔信源) SKC 회장, 최신원 회장의 동생인 최창원(崔昌源) SK글로벌 부사장 등은 계열사 지분이 거의 없다. 고 최종현(崔鍾賢) 회장 사후 열린 가족회의에서 향후 경영권을 장남인 최태원 회장에게 밀어주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금처럼 손 회장이 그룹 전체를 챙기면서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결재를 대신하거나 이사회 의결권의 일부를 최재원 부사장 등 친인척들에게 위임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은 경영권과 달리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외환위기 이후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공격경영에 나섰던 SK는 현재 한전 발전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주)의 입찰 참여를 추진해 왔고 가스공사의 민영화 참여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카드사 지분 인수 등을 통해 신용카드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두었다. SK가 추진중인 이들 사업은 민영화와 관련되거나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최 회장이 구속될 경우 추진 탄력이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무디스가 그룹 지주회사인 SK(주)에 대한 신용등급을 한단계 낮춘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953년 재조립한 직기 15대로 출발해 국내 정상급 재벌로 급성장한 SK그룹은 4월 그룹 창립 50주년을 당초 성대하게 치를 예정이었지만 반세기만의 최대 위기에 직면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김경철기자 k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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