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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미의 요리이야기]<21> 향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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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미의 요리이야기]<21> 향신료

입력
2003.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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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먹는 요리에 가장 많이 쓰이는 향신료는 고추(Red Pepper)와 후추(Black Pepper)다. 매콤한 맛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향을 가진 이 두 향신료는 요리가 직업인 나에게는 언제나 경이로운 대상이다.먼저 요리의 마지막에 넣어 맛을 내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후추는 전세계 향신료 거래의 4분의 1을 차지 할 정도로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한때는 온스로 달아 거래될 정도로 비싸 '금가루'로 대접받을 때도 있었다. 후추의 생산과 거래를 위해 식민지가 형성되었고, 후추 교역은 '아라비아 상인' '베니스 상인'이란 용어를 남기기도 했다.

후추는 덜 익은 상태의 초록색과 덜 익은 것을 햇빛에 말려낸 검정 후추, 완전히 익힌 빨간 후추의 껍질을 벗겨 말린 흰 후추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중 검정 색이 맛이 가장 강해 주로 쓰인다. 흰색의 경우는 흰색의 소스나 수프에 주로 쓰인다.

후추는 예로부터 방부제로서의 역할로도 한몫을 해왔다. 햄, 소시지 등의 육가공품에 많이 넣었던 것도 야생고기의 강한 노린내를 줄여주고 방부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었다. 후추를 사용할 때 향과 맛을 가장 잘 느끼기 위해서는 미리 갈아놓은 것 보다 필요할 때마다 씨를 조금씩 갈아 쓰는 것이 좋다. 페퍼 스테이크라 해서 고기 덩어리를 굵게 부숴 후추를 듬뿍 무치고 소금으로 간을 해 고온으로 구워낸 스테이크는 따로 소스가 필요치 않을 만큼 부드럽고 매력적이다. 후추가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후추의 매운맛이 서양적이라면 같은 매운 맛이라도 고추는 지극히 동양적인 맛이라고 할 수 있다. 원산지가 멕시코로, 세계적으로 200여종에 이르는 고추는 우리가 알고 있는 향신료 가운데 가장 뒤늦게 발견된 것 중의 하나이다. 각기 다른 모양을 지녔으나 작은 고추가 매운 반면 큰 것은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난다.

고추에서 가장 중요한 성분은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 씨를 포함한 섬유질과 껍질에 골고루 함유되어 있다. 물에 녹지 않아 다룰 때 조심해야 하지만 엔돌핀을 만들어 낸다는 보고와 함께 항암 효과도 알려져 있다. 또 비타민 A, C가 토마토의 6∼8배다.

고추를 칠리페퍼로 불러, 후추(블랙페퍼)와 수세기동안 혼돈스럽게 된 이유는 1943년 콜럼버스의 일기에서 "우리가 먹는 피멘타(스페인어로 후추를 가르킴)보다 더 낳다"고 씌어진 것이 전해지면서 이다. 16세기에 들어서면서 고추는 전 세계에 알려졌으나 유럽보다는 중남미와 아시아에서 더 사랑을 받게 됐다. 우리나라에서의 위치는 두말할 필요없다.

/푸드스타일리스트 www.ofood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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