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가격 탓이냐, 관치(官治) 악재냐."포스코 유상부 회장의 연임 여부를 놓고 정부와 외국인투자가들이 힘겨루기를 벌이면서 포스코 주가가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철강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일단 국제 철강가격 상승세가 주춤한데다 내수가격 인상이라는 재료가 주가에 이미 반영된 데 따른 조정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유회장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한 데 따른 경영 리스크가 부각된 점도 주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20일 주식시장에서 포스코는 4.35% 폭락하며 올 들어 최저치인 11만원에 턱걸이했다. 올 초 하락장에서도 상대적으로 탄탄한 흐름을 보이던 포스코 주가는 이달 11일 이후 8거래일 동안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매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날 증시에서는 유 회장의 연임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외국인투자자들이 외국계창구를 통해 주식을 대거 내다팔아 주가하락을 부채질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정부측 입김을 대변하는 국내 기관투자가와 대주주들이 유 회장 연임 반대 입장 표명이 나온 이후 하락폭이 커진데 주목하고있다.
대한투자신탁증권 정홍관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선데다 유 회장의 연임문제와 관련한 경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신윤식 연구원도 "유회장이 배당확대 등 주주중시 경영으로 외국인 주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연임 반대 방침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주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보다 철강가격이다. LG투자증권 이은영 연구원은 "올 1월 세계 조강생산량이 10.7% 증가해 앞으로 철강가격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한 공급과잉과 수요 위축에 따른 가격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조봉현 연구원은 "외국인이 포트폴리오에서 철강 비중을 줄이고 기술주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중국의 철강수요 증가세 등을 감안할 때 유 회장 연임 논란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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