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래 웃는 날이 없던 SK텔레콤이 이번에는 합병을 추진 중인 SK IMT 주주들의 대량 반대매수 청구로 울상을 짓고 있다.SK IMT를 보유한 상장·코스닥 기업들이 합병 후 SK텔레콤 주식 대신 현금을 요구하는 사실은 그만큼 SK텔레콤 주가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20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11개 상장·코스닥 기업이 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보유중인 SK IMT 지분을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13일 나래시스템과 와이드텔레콤이 신규사업 재원, 운영자금 확보 등을 위해 매수청구권을 행사를 통해 SK IMT 주식을 전량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이어 18일에는 파인디지털, KDN스마텍, 삼우통신공업, 넥스텔 등 4개사가 매수청구권 행사를 공시했고, 19일에는 서화정보통신, 콤텍시스템, 소프트맥스, 터보테크, 텔로드가 동일한 내용을 공시했다. 이에 따라 19일까지 매수청구 의사를 밝힌 주권은 전체의 19.7%, 금액으로는 3,2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동원증권 양종인 연구원은 "SK텔레콤 주가는 17만1,500원 수준이어서 합병 기준가인 24만3,000원을 크게 밑돌기 때문에 SK IMT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가 이어지고 있다"며 "일부 코스닥 기업의 자금난도 또다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잇단 주식매수청구가 반드시 SK텔레콤에 불리한 것만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동부증권 김성훈 연구원은 "SK텔레콤 주가가 급락해 매수청구행사가 급증하더라도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불리할 게 없다"며 "매수청구규모가 늘면 새로운 주주에게 신주를 발행해서 나눠줘야 하는 수급부담 역시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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