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대학이 뭔데, 학생들 사랑까지 간섭합니까."대학생 커플이 혼전 성 관계를 이유로 제적된 사건을 둘러싸고 중국 사회가 논쟁을 벌이고 있다. 당사자들은 중국 대학의 '혼전 성 관계시 제적' 방침이 인권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충칭(重慶) 우편전신 대학에서 만나 연인이 된 루이스 린(19)과 메리 마(19)씨는 지난해 10월 마씨가 병원에서 자궁외 임신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이를 알게 된 대학측으로부터 제적처분을 받았다.
두 사람은 '성 관계 횟수'까지 자백할 것을 강요한 학교측의 처사에 분노해 기자회견을 갖는 한편 제적 처분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냈다. 린씨는 "우리의 행위는 결코 부적절한 것이 아니다"며 "어찌 됐든 대학은 사생활에 끼어 들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학측은 제적 결정이 "조심스럽고 올바른 것"이라며 다른 대학들의 정책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기혼자의 대학 입학을 법령으로 금지하고 있고, 미혼자의 성관계는 사법적 처벌 대상이다. 이번 사건은 사생활을 침해당한 개인이 억압적인 중국 사회에 대해 본격적인 항의 표시를 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은 "공산당이 '즐기는 성관계'를 부르주아적인 죄악으로 취급해오다 1980년대 이후 개방 및 경제성장과 함께 성 관념에 혁명이 일어나면서 모순이 생겨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공공장소에서는 콘돔 광고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하지만 젊은이들은 공공연히 길거리에서 키스하는가 하면 병원에서는 처녀막 재생수술이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일부에서는 "대학은 성적 놀이동산이 아니다"고 분개했지만 관영 언론을 비롯한 여론은 대부분 어린 커플의 사랑과 용기에 갈채를 보내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변호사인 마씨의 아버지도 딸을 옹호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그러나 법원은 이미 두 차례나 소송을 기각해 이들이 승리할 가능성은 적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