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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참사/"부주의·방심이 참사 원인" 서울시 근무 일본인 후지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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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참사/"부주의·방심이 참사 원인" 서울시 근무 일본인 후지타씨

입력
2003.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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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가 원인입니다."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근무하는 일본인 후지타 다카요시(藤田崇義·30)씨는 "대구 지하철 참사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원인이 '부주의'와 '방심'탓이라고 단언했다. 3년전부터 시정개발연구원 대중교통개편지원연구단에서 근무중인 교통문제 전문가인 그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참사의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사건의 발생 과정과 대응 방식이 너무 어이없었다는 것이다. 후지타씨는 "불이 났는데도 전동차가 문을 닫은 채 멈춰서있고, 사령실 역시 늑장 대처한 것은 비상 대응체계가 구축되지 않았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꼬집었다.

그의 눈에는 지하철 배기시설도 문제점 투성이다. 대형 화재 발생 가능성을 배제, 예비 배기시설을 갖추지 않은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후지타씨는 "유독가스를 내보내는 비상 배기 송풍시설만 있었더라도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하철을 안전 보다 비용의 관점에서 생각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후지타씨는 "일본 지하철도 1995년 옴진리교의 사린가스 살포사건으로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었다"며 "사린가스 살포사건과 대구 참사는 '설마'하며 지하철 테러를 남의 일로 여긴 결과"라고 말했다. 매일 관악구 봉천동 자택에서 서울시청까지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한다는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상시 대피, 구난 체계를 재정비하고 프랑스 파리 지하철 등의 '대테러 시스템'에 버금가는 방재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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