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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오보 백서

입력
2003.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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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라디오방송에는 '고이즈미 총리, 라디오에서 말하다'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1월 18일 오후 첫 방송이 나갔다. '러시아 방문 성과와 향후 정책운영'이란 주제로 약 10분간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은 매달 한 차례, 셋째 토요일 오후에 방송된다. 고이즈미 총리는 '개혁하겠다는 말만했지 실제 성과는 없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라디오 방송을 생각했다. 열심히 설명해도 입맛대로 편집하는 것이 언론이라며, 직접 국민을 상대하겠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얼마 전 경제에 관한 언론 보도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노 당선자는 경기 불안을 거론하며 "일부 언론이 보도를 통해 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며 "이는 경기회복을 늦추고 경기침체를 촉진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인수위도 "최근 경제지표의 변화를 위기상황으로 증폭시켜 실증적 근거도 없이 무조건 새 정부의 재벌개혁과 연결시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지나친 단정"이라고 밝혔다.

■ 경기를 어떻게 보느냐에 대해서는 경제학자가 100명이면 100가지 견해가 나온다는 말이 있다. 경제학의 대가가 바로 앞의 일을 예측 못해 낭패를 보았던 경우도 적지 않다. 과거의 정권에서도 경기가 좋지 않으면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국민 홍보를 대폭 강화했었다. 그 결과가 어땠는지는 새 정부측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새 정부는 토론을 중요시한다고 했다. 토론은 반대 의견을 가진 측과 해야 맛이 난다. 결론을 의외로 쉽게 낼 수 있고, 생산적이 될 확률도 높다.

■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인수위 관련 기사 중 잘못된 보도를 모은 '오보 백서'를 발간키로 했다. 이 백서에는 언론중재위의 결정에 따른 반론보도문과 정정보도문 기사, '인수위 브리핑'이라는 자체 매체의 '해명과 반론'란에서 반박했던 기사, 인수위의 해명 자료 등이 실릴 계획이다. 이 같은 시도는 일단 '할 말은 하고, 짚을 것은 짚고 넘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방적인 주장이나 책임전가와는 차원이 달라야 한다. 그래야 백서 발간의 의미가 있다.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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