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방화참사 소식을 듣고 너무나 큰 충격과 슬픔에 잠겼다.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은 어처구니 없는 방화때문이지만 피해가 커진 데는 당국의 책임이 크다. 이번처럼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졌을 경우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대책은 물론 관련자들의 응급대처능력도 매우 부족했던 것 같다.무엇보다 불이 났을 때 바로 정전되면서 암흑천지로 변해 많은 시민들이 출구를 찾기 힘들었던 점이나 비상시 출입문 개폐방법에 대한 홍보가 미흡했던 점 등 아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비상등이라도 제대로 작동했을지 의문이다. 서울 지하철만 해도 '출입문이 작동불능이면 의자 밑의 레버를 직원안내로 이용하라'는 식으로 돼있는데 비상사태에 누가 제대로 안내해준단 말인가. 또 지난해부터 역사 곳곳에 아크릴로 제작한 전기광고판이 급증하는 반면 비상구 유도등 등은 절전을 이유로 꺼진 곳이 많다. 당국은 사고가 난 직후에만 대책을 세운다고 반짝 호들갑을 피울게 아니라 이번만큼은 재발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권중희·경기 고양시 장항2동, 진정군·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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