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부도 도미노'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최근 코스닥시장에는 심각한 자금난을 겪으면서 1차부도를 내는 등록업체들이 속출하자 연쇄 부도 공포가 퍼지고 있다. 이 같은 부도 우려는 시장에 돈 줄이 말랐기 때문이다. 등록업체들의 상당수가 공모 후 2, 3년이 흘러 자금이 바닥난 상태이며 시장 침체로 회사채 발행, 유상 증자 등의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올들어 코스닥시장에서는 3개 등록업체가 1차 부도를 냈다. 처음으로 1차부도를 낸 기업은 코리아링크. 이 업체는 3일 33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가 난 뒤 어음 만기 연장을 통해 최종 부도를 모면했다. 그러나 140억원대의 유동성 위기를 치르며 주가는 폭락했다. 화인썬트로닉스와 국제정공도 14일 각각 4억원과 2억여원 규모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부도를 냈다.
이 기업들 외에도 상당수의 코스닥 등록기업들이 공모자금 소진, 주가 하락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부도 위기를 겪는 등록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증권 최정일 연구원은 "코스닥 등록기업들은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공모자금으로 버텼으나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며 "실적 악화와 정부 규제로 회사채 발행, 증자 등이 어려워져 부도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도 원인
코스닥등록기업들의 부도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였다. 지난해 코스닥등록 업체 가운데 최종부도로 퇴출된 기업은 9개사. 이 가운데 소프트윈, 세림아이템, 심스밸리, 아이씨켐, 에이콘, 유니씨앤티, 코닉스 등 7개업체들이 9월 이후에 부도가 났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도 기업이 늘어난 이유는 실적 악화와 더불어 공모후 추가자금 확보에 실패해 자금난이 겹쳤기 때문이다. 정부의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 발행 규제조치가 코스닥기업들의 자금난을 가중시켰으며 코스닥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다 보니 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도 어려운 실정이다. 자네트시스템은 주가 하락으로 증자에 실패했으며 비젼텔레콤은 소액공모를 통해 증자에 나서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인수합병(M& A) 매물이 늘고 있다. 지난해말 유니보스아이젠텍, 호스텍글로벌, 익스팬전자 등은 장외기업과 M& A를 통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우량 기업 식별 요량
코스닥시장에 부도 우려가 확산되면서 우량 기업을 골라내는 방법이 중요한 투자요령으로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실적 확인에 주목하라고 권고한다. 최연구원은 "주가는 실적과 현금흐름 등을 반영한 지표"라며 "주가가 액면가에도 못미칠 정도로 낮고 매출실적 등이 부진한 기업은 현금 부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어 부도 위험이 높은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액면가를 밑도는 기업들은 자동 퇴출대상이므로 경계해야 한다.
또 대주주에 대한 담보 보증이나 금전 대여, 특별 연관성이 없는 타법인 출자를 발표하는 종목도 주의해야 한다. 화인썬트로닉스의 경우 지난해말 최대주주인 C모씨에게 27억원의 담보를 제공했고 회사와 관계가 불분명한 K씨에게 18억여원을 대여했다. 또 회사와 관계없는 S, M사 등에 수십억원을 출자하겠다고 밝혔다가 주주들의 항의로 최근 철회하기도 했다. 이밖에 뚜렷한 사유없이 주가가 이상 급락세를 보이는 종목과 경영권이 자주 바뀌는 등 불안정한 경영상태를 보이는 종목도 가급적 투자를 피하고 시가총액대비 현금 보유비중이 높은 주식을 눈여겨보는 게 좋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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