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미국의 두 과학자가 인간이 150세까지 살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 5억 달러의 내기를 걸었다. 인간수명의 한계가 130세라고 주장하는 올생스키 (일리노이대)교수와, 150세를 내세운 오스태드 (아이다대)교수의 열띤 논쟁이 내기로 번진 것이다. 150년 후인 2150년 1월1일, 150세 된 사람이 존재하는가가 답이다. 상금은 상속자에게 돌아간다. 두 과학자는 우선 150달러씩을 신탁예금에 넣고 매년 상속인이 더 보태 150년 후 5억달러를 만들기로 했다. 승리의 날에 상속인이 없을 경우 상금은 지정 받은 대학이 받게 되었다.■ '인간이 70세까지 사는 일은 예부터 드물었다'는 두보의 시에서 유래한 고희(古稀)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미국의 노화 전문가들이 고희의 두 배나 되는 수명을 놓고 내기를 벌인 것 자체가 큰 행운이다. 동물복제와 인간복제에는 불멸(不滅)에의 간절하고도 가냘픈 꿈이 담겨 있다. 1996년 성체세포로부터 복제된 최초의 포유동물 복제양 돌리가 폐질환으로 안락사 되었다고 14일 발표되었다.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킨 돌리가 6세로 사망한 것이다. 양의 평균 수명은 11∼12세 정도이니 절반밖에 못 산 셈이다.
■ 돌리의 탄생에 이어 복제인간 탄생 주장이 나오면서 인간복제의 윤리논쟁이 거세졌다. 종교계에서는 돌리의 죽음을 자연의 섭리에 대한 반역의 실패로 규정하고 있다. 정작 돌리를 탄생시킨 스코틀랜드의 윌머트 박사 역시 인간복제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복제인간은 참혹하리만큼 단명하거나 중대한 장애를 갖게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복제기술은 그가 사용한 방법이다. 비밀을 안 이상 인간이 불멸에의 환상을 단념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걱정스럽다.
■ 10여년 전 시베리아의 설원에서 100만년 이전에 동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매머드가 발견되었다. 과학자들이 그 매머드의 위를 조사한 결과 보리가 나와, 알맞은 생장조건을 만들어 주고 정성껏 키웠다. 보리가 피어 열매를 맺었다. 사람들은 마침내 보리알이 100만년의 침묵을 깨고 다시 생명을 잇는, 거룩함과 경이로움을 보았다. 돌리는 죽어 무엇을 말하는가. 아무래도 생명은 과학이 도달할 수 없는 신비에 속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박래부 논설위원 parkr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