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의 관리자용 프로그램에서는 학생 이름이 보였는데 NEIS에서는 빠져 있군요.""출석·결석기록이 2002년도만 나오고 이전 자료는 모조리 0으로 표시되는 데 웬일입니까?"
새 학기를 앞두고 교육인적자원부가 도입키로 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놓고 일선 학교가 시끄럽다. 가장 큰 문제는 기존 교무지원 프로그램인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에서 NEIS로 학생생활기록부 자료를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이다. 교육부 NEIS지원서비스 홈페이지에는 15일 하루만 해도 수십 여건의 문의가 쏟아졌다. 로그인 불량을 비롯 학생 신상자료가 누락되고 진급·반편성시 오류가 발생하는 바람에 전국 각지에서 자료를 입력 중인 교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 J중학교에서는 교사들이 C/S에 입력된 학사자료를 NEIS로 이관하다 자료가 모두 날아가 1주일 동안 다시 입력하는 소동을 빚었다. 지난주 말 종업식을 마치고 봄 방학을 맞았지만 계속 출근하고 있는 서울 H중 박모(24·여) 교사도 걱정이 태산이다. 올해 2, 3학년에 진학하는 학생의 자료를 우선 C/S에 입력하고 나중에 NEIS에 일괄적으로 자료를 옮길 계획이지만, 전학자 수업일수 등의 자료가 빠지거나 누락되는 경우가 있어 두 번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 NEIS 중앙총괄센터 오석환(吳碩煥) 사무관은 "일일이 수작업으로 정보를 입력했던 기존 시스템과는 달리 NEIS에서는 자료가 프로그램 자체적으로 이관되는데도 각 학교에서 문제를 보완하는 패치프로그램을 제대로 업데이트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기술적인 문제를 계속 보완 중"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NEIS의 전면적인 도입을 서둘러 추진하려는 교육부와 이에 맞서는 전교조와의 갈등으로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NEIS의 정확한 적용 시기를 알 수 없어 C/S와 NEIS로 동시에 학사업무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전학을 간 김모(15)군은 17일 새 학교로 첫 등교를 했지만 이전 학교에서 NEIS에 신상자료를 입력하지 않아 성적, 생활, 건강 기록부 등의 자료도 없이 재학증명서 한 장을 달랑 들고 학교에 갈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서울 C여중 정보교사 김 모(34)씨는 "지금은 기껏해야 직접 정보업무를 담당하는 2,000여명 정도가 접속해도 이런 문제가 생기는데 서울시내 모든 선생님들이 모두 이용하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이 상태라면 새 학기 학사업무가 마비될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 NEIS란
시·도 교육청에 시스템을 구축해 모든 교육행정기관 및 초·중등학교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 교육부가 지난해 521억원을 들여 구축했으며 과거 학교 단위로 관리되던 학생생활기록부, 건강기록부등의 학사기록이 인터넷으로 통합 관리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기존의 C/S프로그램에서 NEIS로 자료를 이관하는 작업을 진행중이지만 전교조 등에서 정보독점과 개인정보침해 등을 이유로 프로그램 사용에 필요한 인증을 거부하고 있어 진행속도에 편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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