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오르면 보너스 금리를 얹어주는 은행권의 '주가지수 연동예금'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한 푼의 이자도 아쉬운 '제로 금리' 시대에 안정과 고수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예금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지수연동예금 선풍적 인기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첫 선을 보인 은행권의 주가지수 연동정기예금 판매액이 2월 말이면 1조5,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선발주자인 국민은행이 'KB리더스정기예금 KOSPI200'을 지난달 2차례에 걸쳐 5,619억원어치 판매한 데 이어 추가 발매를 검토하고 있고, 올들어 4차례에 걸쳐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을 3,000억원어치 판매한 신한은행은 24일까지 5차로 2,500억원어치를 판매중이다.
한미은행도 '한미지수연동정기예금' 판매액이 지난해 12월 412억원, 지난달 512억원, 이 달 927억원 등 모두 1,851억원으로 불어났다. 하나은행은 작년 11월과 지난달 2차례에 걸쳐 814억원을 판매했고, 조흥은행도 지난달 주식형예금 '미스터불 정기예금' 570억원 어치를 발매 1주일 만에 팔아치웠다.
원금보장·고수익 두마리 토끼잡기
보통 1주일이나 2주일 간 한시판매하는 지수연동 예금의 가장 큰 특징은 투신권 상품과 달리 원금이 보장된다는 점.
주가가 오르면 그만큼 수익률이 높아지고, 주가가 크게 떨어져도 원금만은 보장받을 수 있다. 요즘 은행권이 선보이고 있는 상품은 대개 투자 원금을 정기예금 이자율로 할인한 금액을 정기예금에 투자하고 나머지 금액을 KOSPI200 등 주식옵션에 투자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예컨대 가입자가 1,000만원을 은행에 넣는다면 950만원을 정기예금에 넣고 나머지 50만원은 콜옵션에 투자한다.
콜옵션에 투자한 50만원을 다 까먹더라도 정기예금에 넣은 950만원에 이자가 붙어 1년 후에는 원금인 1,000만원이 되는 것.
가입자는 향후 주식시장 전망에 따라 투자 형태 및 최종 수익구조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도 있다. 원금뿐 아니라 소폭의 이자까지 보장하는 '안정형'과 원금만 보장하되 다소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전환형' 등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 더구나 만기 때 주가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저축기간 한번이라도 주가가 일정수준 상승하면 이후 수익이 고정되는 상품도 있다.
최저 가입한도와 가입기간은 은행이나 상품마다 다르지만 각각 500만원 이상, 6개월∼1년으로 보면 된다. 65세 이상이면 1인당 2,000만원까지 생계형 저축으로 가입해 16.5%의 세금을 아낄 수도 있다.
이 상품은 중도 해지 때 원금 보장이 되지 않으므로 가입 전에 중도해지 수수료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점검해 봐야 한다. 투자능력이 수익률을 결정하는 만큼 은행별 과거 실적을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를 향해 치닫고 있는 데다 올해에는 주식시장의 상승 가능성이 높아 주가 연동형 예금상품의 판매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며 "무조건 돈을 넣기보다는 일단 투자 목표를 정한 뒤 상품별 장단점을 따져가며 나에게 맞는 상품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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