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모처럼 29만원대를 회복했다.이달들어 보름 동안 주가가 6.36% 하락하며 27만원선까지 밀렸던 삼성전자는 17일 그동안의 하락폭을 만회하려는듯 6.41% 급등하며 29만500원에 안착, 이달초 주가인 29만원대를 단숨에 되찾았다.
이날 주가 장승의 가장 큰 요인은 미국에서 불어온 실적 개선의 훈풍이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주인 인텔과 델컴퓨터의 올해 긍정적인 실적전망에 힘입어 나스닥 지수와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각각 2%와 5% 이상 급반등하며 IT주들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투자가들이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 매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256M DDR 266㎒ D램 반도체 가격은 17일 2.83% 떨어진 3.08달러를 기록, 큰 폭의 하락세를 보여 추가적인 주가 상승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했다.
전문가들은 과잉공급과 수요부족의 이중 악재로 D램 반도체 가격이 3개월 동안 60% 하락했으며 20∼30%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만큼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주가 상승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 민후식 연구원은 "반도체 제조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유통업체인 프로모스사 등의 이월 재고물량 증가가 반도체 가격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달말까지는 반도체 가격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3월에 PC수요가 살아나고 삼성전자에서 D램 생산라인의 일부를 플래시메모리 생산공정으로 돌리면서 6%의 공급과잉 물량이 해소되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삼성전자 매출의 14%를 차지하는 D램 반도체의 가격 약세가 지속되는 한 본격적인 주가 상승은 어려울 전망이다. 민연구원은 "반도체 가격 약세와 더불어 선물시장의 프로그램 매매가 아닌 현물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의 본격 매수가 시작돼야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라크전쟁 위기 고조 등 지적학적 리스크가 외국인들의 현물 투자를 가로막고 있으므로 당분간 흐름을 지켜보는 관망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연진기자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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