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로감염 소아 꼭 정기검사 받으세요." 영·유아에게 감기 다음으로 흔한 요로감염이 툭하면 재발돼 정기적인 소변검사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대 구로병원 소아과 소아신장클리닉 유기환 교수팀은 지난 2년간 구로병원 소아과에서 요로감염으로 진단과 치료를 받은 환아 93명을 대상으로 매달 소변배양검사를 실시하며 6개월간 관찰한 결과 약 32%(30명)가 재발한 것으로 나타났다.첫 감염 후 6개월 이내에 재발한 경우가 77%나 됐고, 재발한 환아 중 남자아이는 37.1%, 여자아이는 17.4%로 남아가 2배 이상 많았다. 재발 시기는 이르면 4.8개월, 늦으면 16.5개월이었고 1세 미만의 영아가 재발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요로감염은 여아의 3∼5%, 남아의 1%가 앓는다. 요로감염은 요도·방광·요관·신장 등으로 이어지는 소변 길(요로)에 세균이 침투한 것을 말한다. 영아는 신장과 방광, 신장과 요도간 거리가 성인보다 짧고 박테리아나 병원체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기 때문에 신우신염을 일으킨 박테리아가 요관-방광-요도 순으로 계속 퍼져서 요로감염이 쉽게 생긴다.
요로감염이 발병했을 때 빨리 항생제 치료를 하면 1주일만에 낫는다. 그러나 요로에 기형이 있거나 소변이 신장쪽으로 역류하는 방광요관 역류증이 동반되는 경우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칫 별 것 아닌 열로 생각해 치료를 하지 않고 지나치다가 하루 이틀만에도 신장까지 감염돼 만성신부전, 고혈압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유발될 수도 있다.
특히 1세 미만 남아에게선 신장 요관 방광 등에 선천성기형으로 인해 요로감염을 일으킨 것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기형은 초음파검사로는 확인하기 어렵고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검사법 등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심하면 수술이 필요하다.
유 교수는 "많은 보호자가 아이가 열이 날 때 요로감염이란 사실을 모르고 해열제를 먹여 신장까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며 "기침, 콧물 등 감기 증상이나 설사 같은 장염 증상 없이 열만 나는 경우, 이런 일이 한 두 달마다 반복되는 경우 요로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으므로 빨리 소변배양검사를 받고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아일 경우 별다른 증상 없이 열이 나면서 보채고 잘 먹지 않고 토한다면 병원을 찾을 필요가 있다. 대소변을 가릴 줄 알고 말을 하는 어린이라면 옆구리나 허리가 아프다고 하거나 소변 볼 때 요도 끝이 화끈거리고 아랫배가 아프다는 등의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유 교수는 "고혈압 등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는 전문의와 상의하여 정기적인 소변배양검사를 통해 지속적인 관리를 해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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