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 최소시장접근(MMA)에 따라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외국산 쌀의 등급을 2단계나 상향 조정해 주는 방법으로 2001년 이후 미국산 쌀을 7만톤이나 수입해준 것으로 밝혀졌다.17일 관련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 따라 쌀 관세화 개방을 유예하는 대신 일정량의 외국산 쌀 수입(MMA·최소시장 접근물량)이 시작된 95년 이후 2000년까지 수입 실적이 전무했던 미국산 쌀의 수입이 2001년 정부가 관련 규정을 고친 뒤에는 2001년 3만톤과 2002년 4만톤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입 쌀 시장에서 미국 쌀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0%에서 2001년과 2002년에는 각각 21%와 23.4%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쌀 수입이 급증한 것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통상압력으로 수입 쌀의 입찰등급을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쌀 수입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00년까지는 입찰 등급을 질이 낮은 3등급으로 규정, 값싼 중국이나 태국 쌀을 수입했다. 그러나 2001년 미국의 강력한 요구로 총 수입물량(14만3,000톤)의 31.4%인 4만5,000톤의 입찰등급을 1등급으로 두 단계나 상향 조정한 뒤 값비싼 미국 쌀의 수입이 급증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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