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의 에너지 재고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일본도 1973년 1차 오일쇼크 이후 30년만에 처음으로 절전 캠페인을 벌여야 할 정도로 전력 사정이 악화하고 있다. 동병상련(同病相憐) 처지인 한국과 일본의 에너지당국은 남는 액화천연가스(LNG) 재고를 서로 빌려주거나, 에너지절약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등 양국간 공조로 에너지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14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일본 최대 전력회사인 도쿄전력(주)의 원자력발전소 17기 중 12기가 지난해 말부터 가동이 전면 정지됐다. 이에 따라 3월부터는 전력 예비율이 0%대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등 일본의 전력수급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도쿄전력은 지난해 10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격납용기 보수사실을 장기간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 최고경영자가 사퇴하고, 일본 정부로부터 안전문제를 이유로 원자력발전소 12기의 가동을 전면 중단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금 일본에서는 필요없는 전등끄기, 더운 물로 세탁기 돌리기, 먼지 낀 전구 닦기 등 전국적인 절전운동이 펼쳐지고 있다"며 "이는 197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슷한 처지의 한국과 일본은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LNG재고가 부족한 한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일본에서 23만톤의 LNG를 빌려 위기를 극복했으며, 일본도 3월부터는 그동안 빌려준 23만톤의 LNG를 한국으로부터 양보 받아 부족한 전력을 보충할 예정이다. 산자부는 또 일본 에너지 당국이 전개하고 있는 에너지 절감 캠페인 중 우리 현실에 맞는 것들을 골라 국민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