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출판 담당기자에게 오는 새책은 100권이 넘는다. 그 많은 책 가운데 무엇을 골라 어떻게 소개할 것이냐는 늘 곤혹스럽다. 마감 시간에 쫓기면서 읽고 써야하는 괴로움에 독서의 즐거움은 멀리 달아날 지경이다.'나무만 보고도 숲을 보는 법'. 도서평론가 이권우의 신간 '각주와 이크의 책 읽기'(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발행)의 이런 항목이 눈에 번쩍 띄었다. 아니, 그런 묘수가 있단 말인가. 그러나 곧 낙담했다. '다 읽지 않고 머리말·차례·맺음말·역자의 말 정도만 봐도 좋은 책인지 아닌지 얼추 판단할 수 있다. 그러려면 평소 많이 정확히 읽어야 한다'는, 그의 말대로 '따지고 보면 별 거 아닌' 충고였기 때문이다. 그만한 고수가 되려면 얼마나 더 무공을 닦아야 한는가, 꾀 부릴 방도를 노렸던 불순한 의도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1장 '종이성채에 사로잡힌 책벌레'에서는 독서의 의미를 묻는 화두를 던진다. 2장 '내 영혼을 비춘 작은 불빛들'은 70여 권의 독서 일기다.
책을 읽는 이유와 유형을 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각주가 본문을 '보충'하듯 자신의 세계관과 감성을 옹호하고 보충하는 '각주의 책읽기'와, '이크! 이것도 모르고 있었네'라는 깨달음으로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는 '이크의 책 읽기'다. 여러분의 책 일기는 어떠하신지.
그는 도서평론가를 '책이라는 감옥에 자진해서 갇힌 장기수'로 표현하면서도, 수형생활의 고통보다는 독서의 행복을 예찬하고 있다. 다시 다집해 본다. '그래, 행복한 장기수가 되자'고. 추신:으악!
오미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