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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아파트 물량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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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아파트 물량 넘친다

입력
2003.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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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격상승 붐을 타고 건설업체들이 소형보다는 주로 대형아파트를 쏟아내면서 대형아파트의 공급과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이는 분양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건설업체들이 수요 기반을 고려하지 않고 대형아파트를 집중공급했기 때문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부동산시장 침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형평형의 공급과잉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지역은 분당 정자지구. 올해 입주하는 6개 주상복합아파트, 총 3,433가구 중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등록된 매물수는 1,032가구로 통상 20% 이내인 중복 매물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동산뱅크 조사에서도 이 지역의 주상복합 매물수는 지난해 11월 223가구, 12월 448가구, 지난달 882가구로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형평형이 집중적으로 분양됐다가 교통난 악화와 과다한 중도금 부담으로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아파트 할인 판매'가 벌어졌던 용인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영로얄팰리스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입주를 앞두고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가 약하고 거래도 뜸해 매물 소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지역 아파트의 최근 5주간 평형별 매물 증가 추이를 분석한 스피드뱅크 자료에서도 50평형 이상 대형아파트의 매물 증가율은 11.5%에 달하고 있다. 반면 50평형 이하 평형대들은 전부 8%대의 매물 증가율을 보였다.

이달 입주하는 813가구짜리 타워팰리스 2차는 50평형 이상이 80%를 차지하며, 내년 입주하는 타워팰리스 3차(609가구)는 96%, 2005년 입주하는 잠실 갤러리아팰리스(720가구)는 86%가 50평형 이상이다. 서초동 현대슈퍼빌(645가구)과 잠실 롯데캐슬골드(400가구)는 아예 50평형 이하가 한 채도 없다.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대형평형을 분양해 평당 분양가를 높게 받으려는 건설업계의 욕심이 아파트 수요를 30평형대로 옮아가게 해 중형평형 아파트 가격 인상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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