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1998년 가정폭력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됐으나 가정폭력은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법처리 건수는 여전히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12일 여성부에 따르면 2001년 전국 가정폭력 상담소에 접수된 상담건수는 11만4,612건으로 99년의 4만 1,497건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중 신체적 폭력이 매년 60%대에 달해 정서적·경제적 학대보다 월등히 많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에 실제 경찰에 접수된 신고건수는 10∼20%에 불과했고 상담 후 고소·고발 등 사법처리로 이어진 비율은 이보다 훨씬 적어 99년 1.9%에서 2001년 2.6%로 0.7%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개그우먼 이경실(36)씨도 남편 손모(37)씨가 휘두른 야구 방망이에 갈비뼈 3대가 부러져 중상을 입었으나 경찰은 이씨가 남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입건조차 하지 않다 사건발생 사흘이 지난 뒤에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특례법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사건을 처리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라고 정하고 있지만, 피해자인 아내가 남편의 처벌을 꺼릴 경우 경찰이 피해자 요청을 무시하고 법대로만 처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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