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프로야구 입장권가격이 구단별로 달라진다. 마케팅에서 입장료는 구단수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동안 프로야구 마케팅부서에서 가격전략에는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 지방구단과 서울구단 간에 가격차가 있었던 초창기 몇 해를 빼고는 전구단이 동일한 가격을 책정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는 각 구단이 입장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입장료를 구단 스스로 책정하기로 방향을 잡고 어떤 가격전략을 택할지 고심중이다. 연고지의 관람수요나 영화 등의 경쟁제품을 기준으로 입장료를 책정하는 구단이 있겠고 경기에 들어가는 제조원가를 용감하게 반영하는 구단이 있을지도 모른다.일반적으로 가격을 정할 때는 수요, 경쟁, 원가를 반영하게 된다. 세가지 모두를 감안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어느 한 요소를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 먼저 수요를 우선적으로 감안하는 방법은 팬이 생각하는 입장료를 토대로 가격을 책정하고 같은 경기라도 좌석, 요일에 따라 차별화하거나 팬 계층별로 가격을 달리하는 군경학생할인정책 등을 채택하는 것을 말한다. 또 경쟁제품을 중시하는 가격설정은 연고지의 영화나 공연, 경쟁종목의 입장료와 가격대비 품질을 상호 비교하여 결정하는 방식이다. 추측컨대 대부분의 구단이 이 두 방식을 따를 것으로 생각된다. 제조원가를 입장료에 반영할 구단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방식은 프로야구 제조원가에 일정액이나 일정비율의 이익을 가산하여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앞의 두 방식을 택할 때는 기존의 프로야구 입장료와 큰 차이가 없겠지만 만일 어떤 구단이 원가를 반영한다면 그 지역 팬들이 놀라 뒤로 나자빠지는 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일반광고보다 턱없이 높은 단가가 적용되는 계열사의 광고비지원규모를 현재의 3분1로 현실화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입장료를 책정한다면 약 2만1,700원이 된다.
이 가격의 산출근거는 다음과 같다. 국내 프로야구 8개 구단의 한해 총예산을 대략 1,150억원으로 잡고, 여기에 입장수입을 제외한 주요 수입원인 중계수입 및 스폰서십, 구장광고수입 약 130억원, 계열사지원금을 현실화한 260억원을 빼면 760억원이 남는다. 이 돈을 올해 프로야구의 목표 관중인 350만 명으로 나누면 1인당 평균입장료가 2만1,700원이 되어야 손익분기점이 가능하다. 아마 이런 방식을 택할 구단은 없을지 모르겠지만 계산상으로는 그렇다. 만일 입장료 인상의사가 있는 구단이라면 프로농구가 3년전 입장료를 올렸다가 팬들의 반발로 황급히 도로 내린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아 프로야구 제조원가가 얼마나 많이 드는지를 팬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홍보할 필요가 있다.
/정희윤·(주)케이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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