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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의원 오카자키씨 "정신대 수요집회" 첫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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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의원 오카자키씨 "정신대 수요집회" 첫 참석

입력
2003.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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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시므니까. 이제서야 집회에 동참하게 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일제 정신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545번째 수요시위가 열린 12일 서울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 갑작스레 찾아온 꽃샘 추위의 칼바람 속에서도 "일본 정부의 공식사과"등을 요구하는 일제 정신대 피해 할머니들 곁에 선 한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우렁찼다. 일본 국회의원으로는 처음 수요시위에 동참한 민주당 소속 오카자키 도미코(59) 참의원이었다.

할머니들의 박수를 받으며 마이크를 쥔 오카자키 의원은 먼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단 한번도 쉼없이 수요시위가 열린다는 것을 지난해에야 뒤늦게 알았다"고 미안해 했다. 지난해 9월 일제 정신대 피해 할머니 10여명이 모여 사는 경기 남양주시 '나눔의 집'을 찾았을 때 수요시위가 12년째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는 것. "'다음에 한국을 방문하면 수요시위에 꼭 동참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이제야 지키게 됐네요. 황금주 할머니, 이용수 할머니 정말 반갑고, 죄송합니다." 오카자키 의원의 사과가 계속되자 할머니들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오카자키 의원은 지난달 말 동료 참의원 85명과 함께 일제종군피해여성에 대해 일본 정부가 진상 규명과 함께 공식 사죄하고 법적인 배상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전시성적강제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촉진법' 시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일본에서 군대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8일부터 한국을 방문한 것도 '한국 정부와 정치권이 앞장서서 일본 정부에 정신대 문제의 조기해결 요구를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가 '과거도 미래도 소중히'라는 표어를 제시했듯 이 법안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그래야 불행했던 과거를 빨리 청산할 수 있겠죠."

여성운동가였던 오카자키 의원이 일본 미야기(宮城)현에서 처음 당선된 것은 1990년. 사회당 여성국장을 맡는 등 여성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그는 같은 해 일본에서 정신대 관련 운동을 벌이던 이화여대 윤정옥(尹貞玉) 교수의 강연을 들으면서 위안부 문제에 눈을 떴다.

"윤 교수가 설명하신 일본 군인들의 만행에 충격을 받았죠. 가해자로서 책임과 죄의식을 통감하면서 저부터 나서서 일본의 자세 변화를 끌어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는 특히 93년 일본 외무성 앞에서 일본 공무원들에게 자신의 배에 있는 흉터를 보이며 몸부림쳤던 정신대 피해자 황금주(83) 할머니를 잊지 못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황 할머니는 "그래도 일본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데 앞장서니 고맙지, 뭐"라며 오카자키 의원을 얼싸안았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 한 시간 동안 계속된 집회 자리를 지키던 오카자키 의원은 한 자원봉사자가 들고 있던 피켓을 가리키며 "어떤 내용이 쓰여 있느냐"고 물었다. 그 피켓에는 '2003년 2월 현재 207명 중 129명 생존'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오카자키 의원은 통역의 설명을 들은 뒤 말없이 눈물을 훔쳤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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