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서 주장하는 검찰개혁 실효성에 의문이 갑니다." "인사상 불이익이 가해지는데 자기 소신을 밝힐 검사가 얼마나 되겠습니까."12일 서울지검에서 열린 24개부서 수석 검사회의에 참석한 검사들은 외부로부터의 일방적 개혁과 검찰 내부 인사제도 등에 대해 "잘못된 관행"이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모임은 15일 열릴 예정인 서울지검 사상 최초의 '평검사회의'의 사전 모임 성격임에도 불구, 개혁의 당위성 등을 주장하는 견해가 속출하는 등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특히 이날 모임에서 검사들은 검찰 조직의 문제점과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이런 내부 의견을 배제한 채 외부에서 일방적으로 진행중인 '개혁외풍'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사는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논의중인 검찰 개혁안 역시 결국 차기 정권의 입맛에 맞게 검찰을 길들이려는 의도일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수석검사는 "자생적 개혁 움직임이 가장 절실한 때이며 또 효과도 만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당사자가 빠진 인수위 등의 하향식 개혁 움직임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한 것이다.
수석 검사들은 또 무엇보다 인사 개혁의 필요성을 주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장검사는 "지나친 상명하복 관행이 소신있는 수사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검사들은 이번 기회에 상명하복 등을 주내용으로 한 '검사동일체 원칙'도 개정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수석 검사들은 각 부서 평검사들의 의견을 취합·수렴한 결과 검찰 개혁의 시급한 과제로 정치적 중립 대국민신뢰회복 인사개혁 등 세가지를 꼽았으며 추후 토론과정을 거쳐 늦어도 내달까지 '자체 개혁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한편 서울지검은 15일 100여명의 평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 평검사회의를 열고 검찰 개혁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지검에서 전체 평검사 회의가 열리기는 사상 처음이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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