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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華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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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華僑

입력
2003.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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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한국인에 대한 일본인의 차별 대우를 이야기하면 국내 거주 화교들은 발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신들이 우리에게 한 행동을 알면 그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항변한다. 각종 유·무형의 규제 등으로 화교들이 이 땅에 발을 못 붙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화교들은 미국 캐나다 대만 등으로 떠나 그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차이나 타운이 없는 나라가 한국이다.■ 전 세계적으로 화교의 힘은 막강하다. 유태인과 함께 세계 경제를 사실상 주무르고 있다. 전 세계 화교는 대만을 제외하고 3,500만명에 이른다. 이들이 보유한 유동자산은 2조달러가 넘는다. 우리나라 국내 총생산의 4배 가량이다. 화교 기업의 연간 매출은 6,00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의 고도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들의 자본이다. 국제 금융계에서는 화교자본을 '국경을 모르는 세계 3위의 경제 세력'이라고 부른다.

■ 화교 기업인들의 비즈니스 행사인 '세계 화상(華商)대회'가 2005년 서울에서 열린다. 이 대회는 전 세계 화교들의 네트워크 구축 및 경제적 이익 증진을 위해 1991년 싱가포르 리콴유 전 총리가 제안한 것으로, 2년마다 개최되며 지금까지 홍콩 방콕 벤쿠버 난징 등에서 6차례 열렸고 7월에는 콸라룸푸르에서 7차 대회가 예정되어 있다. 이들의 경제력이 엄청나다 보니 각국은 대회 유치에 노력하고 있고, 이번에도 고베 마카오 등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우리의 경우 재외 한국인 기업인들의 모임인 한상(韓商)대회가 지난해 처음으로 열렸다.

■ 마침내 인천 송도 경제특구 부근에 대규모 차이나 타운이 들어설 전망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 건설의 하나로 차이나 타운 조성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에 차이나 타운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만큼 우리 민족의 배타성, 편협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내외 화교자본의 유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세계 화상대회 개최와 차이나 타운 조성 등이 양 민족간 관계를 끈끈하게 이어주는데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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