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1일 오전 9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이례적으로 불참, 갖가지 추측을 낳았다. 김 대통령의 불참 사실이 회의 시작 직전에야 안내방송을 통해 통보되자 기다리고 있던 국무위원들도 의아해 했다는 후문이다. 급작스럽게 김 대통령의 불참이 결정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이날 회의는 김석수(金碩洙) 총리가 대신 주재했다.김 대통령의 불참 이유에 대해선 즉각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김 대통령이 곧 이어 오전 10시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를 예정대로 면담함으로써 그 같은 우려는 해소됐다. 청와대측은 "건강상 문제는 전혀 없다"면서도 "김 대통령이 어젯밤 잠을 제대로 못 주무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잠을 못 잔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김 대통령은 10일 저녁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 등 과거 공동정권의 대표급 인사들을 관저로 초청, 비공식 만찬을 함께 했다.
이로 미루어 김 대통령이 공동정부 주역의 노고를 치하하면서도 대북 비밀지원 사건이 터진 상황에서 심경이 착잡해졌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또 김 대통령의 직접 해명 및 사과 여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은 국무회의에 나가 할 말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는 얘기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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