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은 이번에도 들러리에 머물고 말 것인가. 현대캐피탈이 또다시 삼성화재전에서 3연패를 당하며 삼성화재의 배구 슈퍼리그 7연패(連覇)를 견제할 유일한 팀이라는 평가를 무색케 하고 있다.현대캐피탈은 올시즌 특급세터 권영민과 센터 윤봉우, 라이트 장영기를 보강한데다가 라이벌 삼성화재의 주전 라이트 김세진과 센터 김상우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슈퍼리그 정상복귀의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신인 3인방이 실업무대에 적응하지 못해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3, 4점 상승효과를 발휘하리라던 권영민은 토스 스피드와 완급조절에서 아직 대학티를 벗지 못했고 윤봉우 역시 느린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때문에 현대호는 이번에도 라이트 후인정, 센터 방신봉, 노장 레프트 강성형에 의존하는 기존 구도를 되풀이,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전력약화가 예상됐던 삼성화재는 장병철 등이 김세진과 김상우의 공백을 잘 메우며 여전히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여 현대캐피탈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목소리도 있다. 현대캐피탈의 베스트 식스는 레프트에 백승헌 강성형, 라이트 후인정, 센터 방신봉 한희석, 세터 권영민이지만 이들 모두 한꺼번에 호흡을 맞춘 적이 없다. 또 결승진출을 염두에 둔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전에 전력을 기울이고 삼성화재전에는 1.5군을 내세워 주전들을 쉬게 하고 전력노출도 막는 허허실실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예선에서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송만덕 현대감독은 "후인정이 살아나고 있고 세터 권영민과의 호흡도 차츰 나아지고 있다"면서 "배구는 리듬의 경기인 만큼 삼성화재가 말려드는 틈을 놓치지 않고 공략하겠다"고 자신했다.
매번 정신력에서 밀린다는 지적을 받아온 현대캐피탈이 차돌같이 단단한 조직력의 삼성화재에 어떤 식으로 제동을 걸지 팬들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
/이범구기자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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