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싫어요. 빨리 개학 좀 했으면 좋겠어요."겨울방학이 아직 3주 정도 남았지만 벌써부터 개강을 손꼽아 기다리는 대학생들이 있다. 바로 학기 중 학내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으나 방학과 함께 일자리가 사라져 생활고를 겪고 있는 '캠퍼스 알바족'. 지난해 캐나다 어학연수를 마치고 M대학교 경제학과에 복학한 이모(25)씨가 대표적인 경우. 이씨는 지난 학기부터 늦은 밤 캠퍼스 치안을 담당하는 '야간순찰대' 요원으로 일하면서 하루에 4시간(시간당 2,900원)씩,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고 열심히 일해 한달 동안 23만원이 넘는 용돈을 벌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순찰대가 해체돼 용돈을 벌 수 없게 된 것. 이씨는 "방학 기간동안 한시간에 2,900원정도 주는 알짜배기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이라며 "개강전까지 남은 3주가 마치 3년 같이 느껴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K대학 사회학과 김모(25)씨도 개학을 기다리기는 마찬가지. 학교 건물 내 자판기 관리를 하면서 학비를 벌어 온 김씨는 "학기 중에는 하루에 한번씩 아침, 저녁으로 자판기 관리만 하면 공부도 하면서 한 달에 10만원은 가뿐히 벌 수 있었다"며 "하지만 방학이 시작되면서 커피자판기 수요가 줄어 수입이 채 5만원도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 했다. 100원짜리 커피한잔에 고작 10원 정도밖에 이윤이 남지 않지만 방학 전에는 커피자판기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아 수입은 꽤 짭짤했었다.
김씨는 "춥고 배고픈 겨울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란다"며 "오존(03)학번 신입생들이 커피를 많이 마셨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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