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내수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 자동차, 건설, 유화 등 국내 주요 업종들은 이라크전 임박, 북한 핵문제, 환율불안, 유가급등 등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매출이 크게 둔화하고 있다.업계는 대내외적인 불안요인이 워낙 많아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원가절감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가전 에어컨, TV, 냉장고 등 대부분의 제품 판매실적이 올들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백화점, 할인점, 대리점 등 대부분의 유통점에서 매출이 떨어져 1년 전보다 TV, 냉장고는 3∼7% 이상, 에어컨은 15% 가량 판매 대수가 줄었다.
LG전자는 지난달 판매실적이 전월과 비교 했을 때 매출액은 비슷하지만 제품 판매대수가 5% 가량 축소됐다고 밝혔다. 가전업체들은 이달 중순 졸업, 입학, 결혼 시즌이 시작되면 시장여건이 다소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 올해 국내 시장규모는 당초 예상됐던 7조원(지난해 6조5,000억원)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1월 국내 자동차업체의 내수 판매대수는 12만5,610대로 전월(13만2,306대)에 비해 5.1%, 작년 1월과 비교해 2.7% 떨어졌다.
현대차가 6만655대로 전월보다 1%, 르노삼성차가 1만1,349대로 0.6% 증가한 반면 기아차는 2만7,047대로 17.1%, GM대우차는 6.3%, 쌍용차는 5.5% 감소했다. 차종별로는 중·대형차 판매가 감소한 반면 1,500cc급 준·중형 승용차의 판매는 일제히 늘어나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현상을 반영했다. 그러나 중형차의 경우 현대차 EF쏘나타는 1월 판매대수가 8,664대로 전월보다 4.4%, 기아차 리갈은 1,385대로 29.3%, 르노삼성차 SM5도 7,638대로 0.2% 각각 줄었다.
건설 작년에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호황을 누렸던 건설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불어 닥친 부동산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경영환경이 매우 불투명해졌다. 주택시장의 동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수도권 신규 분양 아파트의 지난달 청약경쟁률은 2.5대 1을 기록,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건설업체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주택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건설업계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해 12월(102.2)보다 크게 하락한 77.2를 기록, 지난 2년간 가장 낮았다.
/송영웅기자hero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