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로또 10회차 추첨에서 4개의 숫자를 맞힌 직장인 심모(30·서울 금천구 독산동)씨는 10일 은행에서 찾은 당첨금 2만여원을 로또에 '재투자'했다. "수령액이 고작 2만1,600원뿐"이라고 투덜댄 그는 "로또 판매소까지 힘들게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 없다"며 구매 복권 번호를 꼼꼼하게 재확인했다.사상 초유의 로또 광풍은 사라졌지만 대박의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월횟수 제한으로 초대형 대박은 기대할 수 없게 됐지만 400만명이 넘는 4,5등 당첨자들 대다수가 '인생역전 재도전'을 벼르고 있어 이번주 11회차 판매액도 500억원을 거뜬히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70여만명에 달하는 4등 당첨자와 340만명의 5등 당첨자(당첨금 1만원)가 당첨금 전액을 로또 구매에 사용할 경우 이들의 예상 판매액만 480억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1,2등 당첨에 실패, '목돈' 마련이 좌절된 로또 계모임, 인터넷 공동구매족들도 일제히 당첨금 총액을 11회차 베팅에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돼 당첨금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구매 운영자인 박모(32)씨는 "800억원의 대박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1등 당첨금은 거뜬히 1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낮은 중간 배당률에 실망해 재도전을 포기하는 소액 당첨자들도 적지 않다. 5개의 숫자를 맞혀 3등에 당첨된 개그맨 양원경(梁元京·36)씨는 "더 이상의 행운을 기대하기 힘든만큼 로또를 구입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1,2등 당첨자의 당첨금 수령 장소인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는 이른 아침부터 당첨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신분노출을 꺼린 1등 당첨자의 방문은 드물었지만 2등 당첨자 중에는 일용직 근로자와 가정주부, 비구니 등도 포함돼 있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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