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8일자)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 방미 고위 대표단이 워싱턴에서 북한 붕괴보다는 북한 핵 무장을 택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한 데 대해 대표단측이 이를 즉각 부인, 논란이 빚어졌다.이 신문은 '흔들리는 미국의 북한 핵 전략'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워싱턴의 비공식 만찬에서 대표단의 한 고위 인사가 이 같은 발언을 해 미측 인사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측 참석자는 미국을 한반도에서 쫓아내려는 것이 노 당선자의 목표인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방미, 방일 일정을 마치고 9일 귀국한 대표단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보도 내용이 왜곡됐다고 밝혔다. 문제 발언의 당사자인 윤영관(尹永寬) 대표단 간사는 "학술연구단체 회원들과 비공개로 얘기하는 자리에서 한 참석자가 먼저 한국의 젊은이들은 북한의 붕괴와 핵무장 가운데 어느 것을 낫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어왔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젊은이들은 북한의 붕괴를 곧 전쟁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핵무장이 낫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을 얘기했는데 마치 대표단이 핵무장을 선호하는 것처럼 잘못 보도했다"면서 "기사를 쓴 기자가 정정 보도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정대철(鄭大哲) 대표단장 등은 "질문 자체가 엄마와 아빠 가운데 누가 좋으냐는 식의 고약한 질문이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영섭기자younglee@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