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전략이 있다. 하나는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 계속 간다"는 모멘텀 전략(따라 가기)이고 다른 하나는 "떨어질 만큼 떨어진 것은 다시 올라간다"는 컨트래리안 전략(거꾸로 가기)이다. 이 둘은 투자전략이기도 하고, 주식을 보는 기본적 시각 차이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 점에서는 투자자 성격(투자성향)의 기본적 차이이기도 하다.타인의 실수나 어리석음을 파헤쳐서 자신의 이익으로 만들겠다는 냉정한 계산이 '거꾸로 가기' 투자자의 마음 속에 있다면, 남들이 기뻐 흥분할 때 같이 흥분하는 공감능력이 '따라 가기' 투자자의 심리에 담겨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투자에 성공한 이들의 케이스에 '거꾸로 가기'형 투자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보면 역시 시장은 다수를 거부하는 소수를 위한 냉정한 곳이다.
증시가 최근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대개의 경우 2, 3 ,4월은 약세장인 경우가 많다. 신년의 기대에 들떠 1월 효과니 뭐니 하면서 1월을 보내고 나면 2월 이후 4월에 이르러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진부한 구절이 실감날 때까지 증시는 봄 휴가를 보낸 경험이 많았다.
여기에다 이라크 전쟁 가능성도 그렇거니와 북한과 미국 사이에 신경전이 하루도 쉬지 않고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외국인 사이에서도 매도 물량이 나오는 모습이다.
그러나 외국 증시가 싸다고 실정도 모르는 나라의 주식을 함부로 살 수 없는 것처럼, 우리나라에 살면서 우리 증시에서 돈을 뺀들 가지고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외국계 기관투자자라면 더욱 그렇다.
17세기 일본 시세꾼들의 격언처럼 "눈을 감고 절벽 아래로 한 발짝 내딛는 심정으로 매수에 들어간다"는 식의 컨트래리언 투자 전략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타이밍이다. 주식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배(배짱)로 하는 것이다. 지수 900을 넘기면 주식을 사겠다고 증시에 몰려들 투자자들이 지수 500대에서는 차라리 복권을 사겠다고 나서는 것을 보면 역시 모멘텀 투자가 다수의 투자 방식이라는 것과, 냉정한 시장은 오히려 대중과는 반대로 움직이는 자의 손을 들어준다는 것도 틀리지 않은 말이다.
/제일투자증권 투신법인 리서치팀장 hunter@cjcyb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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