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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기업실적 전망 줄줄이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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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기업실적 전망 줄줄이 하향

입력
2003.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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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극도의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거래소 상장 및 코스닥 등록업체들의 실적 전망치가 잇따라 내려앉아 주가에 부담을 줄 전망이다.최근 증권사들은 북한핵위기 고조, 이라크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및 환율 부담, 내수 둔화로 기업들의 영업환경이 악화하자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블루칩과 삼성전기, 삼성SDI, LG전자 등 옐로칩들의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주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전망치가 낮아지면 관련 주가의 하락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전망치가 우선 조정을 받은 것은 거래소 상장기업들. 현대증권은 158개 상장종목의 올해 주당 순이익(EPS) 예상치를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2,283원보다 9% 내린 2,087원을 제시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115개 상장종목의 올해 예상 EPS를 3,930원에서 3,780원으로, 동원증권도 131개 상장업체의 EPS 추정치를 지난해 10월의 2,506원에서 2,251원으로 떨어뜨렸다. LG투자증권도 제조업체 118개사의 EPS전망치를 지난해 12월의 5,880원에서 3% 내린 5,710원으로 조정했다.

코스닥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동원증권은 42개 등록업체의 EPS 예상치를 지난해 10월보다 25%이상 줄인 1,674원으로 내렸으며 굿모닝신한증권과 현대증권도 코스닥기업의 EPS전망치를 각각 13%와 22% 축소했다.

무엇보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의 블루칩과 삼성전기, 삼성SDI, LG전자 등 옐로칩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당장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UBS워버그증권이 올해 순이익 추정치를 7조5,800억원에서 7조2,800억원으로, 현대증권이 올 1분기 영업이익을 당초 목표보다 15% 줄어든 1조6,900억원으로 예상하고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평균'으로 낮췄다.

SK텔레콤은 2조5,000억원대에 이르는 과다한 설비투자 때문에 삼성증권에서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각각 2.8%와 27.7% 내렸으며 골드만삭스증권도 올해와 내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기는 달러 및 제품 가격 약세라는 악재가 실적 전망치를 내리 누르고 있다. SK증권은 올해에도 제품 판매가격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1분기 순이익을 전년 동기대비 39% 감소한 552억원으로 추정하고 6개월 목표주가를 4만3,000원으로 떨어뜨렸다.

삼성SDI는 모니터용 브라운관 가격 하락과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의 적자가 예상되면서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LG투자증권은 삼성SDI의 상반기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올해 순이익 추정치를 9.6% 내렸으며 목표주가도 16.3% 낮춘 8만7,000원을 제시했다. 메릴린치증권도 브라운관 가격하락을 이유로 삼성SDI의 올해 순이익 추정치를 10%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다.

휴대폰과 디스플레이사업부문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는 LG전자도 마찬가지. 제일투자증권은 유가상승, 달러 약세를 반영해 LG전자의 올해 매출액 추정치를 22조1,900억원에서 18조5,400억원으로 16.5%, 당기순이익 전망치를 기존 1조원에서 6,660억원으로 35.8% 내렸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낮아짐에 따라 향후 주가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LG투자증권 박종현 기업분석팀장은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가계소비 위축, 정보기술(IT)업종을 위주로 한 경기회복 지연이 투자위축을 불러왔으며 환율, 유가불안까지 더해져 수익전망을 낮출 수밖에 없다"며 "국내 증시가 경기와 연동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별 종목의 경우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를 노려볼 만 하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증권은 이달 중순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휴대폰 판매호조에 힘입어 단기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으며, 동원증권은 SK텔레콤의 경우 외국인 매도세에 밀려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지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증권도 PDP판매의 점진적인 상승을 근거로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7만6,800원에서 7만9,300원으로 높이고 투자의견도 '시장수익률 하회'에서 '시장평균 수익률'로 상향 조정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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