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고급 클럽 주차장에서 7일 오후 차량 폭탄이 터져 어린이 6명 등 최소 32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부상했다.이번 폭탄 테러는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이끌던 마약조직 메데인 카르텔이 1990년대 초 당국의 단속을 피해 대규모 테러 활동을 중단한 이후 최악의 사건이다.
보고타시 당국은 테러 직전 150㎏의 폭발물을 실은 자동차 한 대가 클럽 건물 3층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다고 밝혔으며, 목격자들은 폭탄이 터지면서 10층 건물이 무너져 내리고 건물 전체가 2시간 동안 불길에 휩싸이는가 하면 건물 잔해가 주변을 덮쳤다고 전했다.
클럽은 정계와 경제계 저명 인사, 외교관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폭발 당시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파티와 결혼 피로연이 열리고 있었다.
이날 폭탄 테러는 테오도로 캄포 경찰청장이 보고타시를 겨냥한 일련의 폭탄 공격 음모를 분쇄했다고 밝힌 뒤 수시간 만에 발생했다.
/보고타 외신=종합
10년만에 최악 참사 정부군 마약소탕작전에 반군서 보복
이번 콜롬비아 차량 폭탄 테러는 좌익 반군과 정부군 및 극우 민병대 간에 40년 간 계속되고 있는 내전의 연장선상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1964년 시작된 내전은 그 동안 평화 협상과 협상 결렬, 살상의 악순환을 되풀이하면서 지금까지 20여만 명이 숨졌으며 지금도 해마다 수천 명이 내전과 테러, 납치 등에 의해 살해되고 있다.
콜롬비아 정부는 1998년부터 미국의 지원 아래 '마약과의 전쟁'을 본격화하면서 반군과 마약조직을 동시에 완전 소탕하겠다는 '플랜 콜롬비아' 구상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평화협상 과정에서 비무장을 조건으로 마약 생산지인 남부 지역에 대한 반군 지배를 허용하는 바람에 오히려 반군 세력을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이 작년 8월 취임한 이후 반군과 마약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에 나서면서 내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반군은 취임식 당시 식장인 의사당 부근과 보고타 시내 주요 시설에 폭탄 테러를 감행했고, 지난해에만 무려 13명의 시장을 살해했을 정도이다.
현재 최대 반군 조직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민족해방군(ELN) 등 좌익 반군이 지배하고 있는 지역은 전 국토의 40%에 이른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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