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5일 "우리가 전력생산을 위한 핵 시설들의 가동을 재개하고 그 운영을 정상화하고 있는 데 대하여"라고 말한 대목이 실제로 북한의 영변 핵 시설 재가동을 뜻한다면 "심각한 사태 진전"이라고 보고 있다. 미 국무부의 관리는 5일 "사실일 경우 매우 심각한 사태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이 국제적인 약속을 어기고 취한 이번 조치와 기타 조치들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부 장관은 "북한은 핵 물질을 만든 다음 핵 무기를 추가로 만들지, 핵 물질을 탄두에 넣어 다른 나라에 판매할지 알 수 없다"면서 "매우 심각하게 다룰 사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핵 시설의 재가동 목적을 전력 생산이라고 규정한 만큼 수조에 보관중인 폐연료봉의 재처리보다는 5㎿ 급 원자로의 가동을 가리킬 가능성이 높다.
폐연료봉의 재처리가 2∼4주내 핵무기화가 가능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과정이라면 원자로 재가동은 핵 연료봉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의미한다. 원자로 재가동이 연료봉 재처리만큼 대응을 서두를 사안은 아니라는 얘기다.
때문에 북한의 언급에는 미국이 설정한 인내의 한계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대미 압박의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미 정부는 북한의 원자로 재가동도 결국은 핵무기 생산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북한의 언급은 미국에 대한 도전이라 보고 있다. 5㎿ 급 원자로는 북한에 충분한 전기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미국의 판단이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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