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가 5일 대전 국정토론회에서 행정수도 이전계획을 발표한 것은 불필요한 잡음과 논란을 피하고 조기에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김병준(金秉準) 정무분과 간사는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선거용이어서 추진이 유보되거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전혀 그렇지 않다"며 이전공약 희석 소지를 차단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도 "야당이 반대할 경우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며 수도이전 추진의지를 재확인했다.
노 당선자는 "충청도는 지금까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 왔다"고 전제한 뒤 "앞으로도 선거가 많은 만큼 여야가 행정수도 이전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도록 설득하고 힘을 실어달라"고 말해 야당이 반대할 경우 총선에서 이 문제를 이슈화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인수위가 발표한 행정수도 이전계획에 의하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가칭)와 실무추진단을 설치하고 곧바로 현지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이전추진을 위해 특별법 제정도 검토되고 있지만 야당이 반대할 경우 기존의 도시개발법과 택지개발추진법에 따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중 예정지를 선정하고 최소한 2007년 말에는 일부 부처에 대한 부지조성 공사가 착공돼 2010년 실질적인 입주가 시작될 전망이다.
인수위가 제시한 신행정수도의 개념은 정치·행정의 중심지로서 쾌적한 생태와 정보의 도시,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상징도시다. 인구도 50만 안팎으로 제한하고 개발 면적은 1,500만평 수준이다. 이전하는 정부기관의 직원들의 조기 정착을 위해 주택 특별분양과 교육환경 개선 등 지원책도 세우고 있다.
인수위는 이와 함께 이전비용과 용수공급, 땅투기 문제 등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서는 한편 부동산 투기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구역 지정 대책도 강구하고 있다.
김 간사는 "전문가 및 관련부처 검토결과, 이전비용은 대선 때 제시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고 용수공급도 대청·용담댐, 수도권 광역상수도망 등을 이용하면 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일부 언론이 제기한 예정지 검토설에 대해 김 간사는 "나는 지도책 한번 펼쳐본 적이 없다"고 펄쩍 뛰었다. 성경륭(成炅隆) 인수위원도 "예정지를 전혀 검토한 적도 없고 특정지역을 쉽게 결정할 수도 없다"며 잘라 말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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