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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스폰서십, 이젠 實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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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스폰서십, 이젠 實利다

입력
2003.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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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포츠조직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스폰서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구단은 계열사의 지원이 끊기면 한동안 주전선수를 팔아 연명하다가 팔 선수마저 동이 나면 구단매각 수순에 들어간다. 현재 주인이 바뀐 구단이 대개 그런 절차를 밟으며 사라진 것으로 보아 스폰서야말로 생명줄과 다를 바 없다.또 대부분의 대한체육회 산하 협회의 관계자들은 스포츠경영의 전문가보다는 재력 있는 기업의 사장 아니면 힘 있는 정치인을 커미셔너로 영입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협회 재원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회장의 출연금이나 스폰서 유치에 무언의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발언권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1980년대부터 기업의 스포츠 스폰서십 투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해왔지만 국내 스포츠계는 어느 나라보다도 스폰서에 대한 의존도가 기형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렇다면 요즘 스폰서십 투자 추세를 잘 읽고 여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스폰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조직은 스폰서 유치기법이나 스폰서가 무엇을 원하는 지를 파악하는 능력과 스폰서가 만족할만한 투자대가를 되돌려주는 기술을 갖추는 게 필수적이다.

특히 경영의 투명성이 강조되는 요즘은 주주들이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자선활동의 일종으로 간주하여 눈감아 주지 않는다. 과거에는 스포츠조직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경영주라면 자기 마음대로 스포츠단체에 지원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주주들이 대가 없는 투자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초창기의 스폰서십은 돈 많은 개인이나 기업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에 후원하는 자선행위와 동의어로 인식되었다. 과거에는 스포츠단체가 기업의 스폰서십을 유치할 때 '부의 사회환원' 같은 대외적인 명분을 곧잘 내세웠고 그런 전략이 그런대로 먹혀 들어갔다. 기업 역시 회사대표가 개인적으로 스타선수와 교제하는 기회나 고객접대를 위해 스폰서십 투자가 즉흥적으로 집행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미 지난 얘기다.

1980년대 초반만 해도 스폰서기업의 대표가 투자결정권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주주가 왕이다. 기업문화가 바뀌고 주주들의 감사가 치밀해짐에 따라 회사대표의 말 한마디로 스폰서십 투자가 결정되는 시대는 지났다.

따라서 스폰서기업에서도 회사대표와 친분관계나 기업의 사회봉사 등의 명분에 근거한 마케팅전략이나 전술은 사라지고 스폰서십이 회사목표를 달성하는데 얼마나 기여할 것인가에 투자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스포츠조직이 계열사 지원금이나 회장 출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 이런 현상에 대해 충분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그냥 넘어갈지도 모르지만 그 회사 주주들이 "스포츠투자가 회사매출 증대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언제 물어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희윤·(주)케이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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